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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욱 깊은 덕질에 필수적인 것 : 클래식 음악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2024. 3. 9. 00:01

     영화나 게임, 애니메이션 등 영상매체 분석(또는 덕질)을 하다 보면, 일반 정지매체(만화나 일러스트, 소설 등 영상물이 아닌 매체로 소비되는 것)에서 표현이 아예불가능 한 것이 있습니다. 장면이 재생되는 듯한 효과는 종이다발 한 장 한 장에 애니메이션처럼 세세히 그림과 그 그림의 동작을 그려 넣으면 된다지만(또는 해리포터의 예언자일보처럼 마법을 넣는다든지...), 절대적으로 불가능 한 것은 음악과 음성의 재생이죠. 개인적으로 저는 재생매체와 정지매체의 매력의 차이는 무엇인가에 대한 기준점을 음악과 음성으로 잡고 싶을 정도입니다. 물론, 요즘은 웹기술의 발달로 웹툰에서도 프로듀서가 최종적으로 연출한 배경음악(이하 브금(BGM)’)이 같이 나오긴 하지만, 역사적인 관점에서 가장 영상매체와 발빠르게 공생관계로 자리매김한 콘텐츠는 역시 브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에서 나오는 저 코끼리 기수의 나팔소리는 짤만 봐도 자동재생 되는 신비함

     

     물론, 브금은 연극시절부터 존재했고, 그것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오페라와 뮤지컬 등등이 탄생했습니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세계 최초로 영화가 탄생하고, 아직 음성녹음 및 출력 기술이 크게 발달하지 못한 시절에는 전문악단이 극장에서 라이브 연주를 했다고 합니다!

     

    https://youtu.be/IeMiNBhS_LI?t=1378

    당시 상황을 정말 잘 묘사한 [첼로 켜는 고슈]의 장면들

     

     대략 지금도 여러 곳에서 절찬리에 공연중인 게임 브금 공연회나 애니메이션, 영화 브금 공연회, 거장 작곡가의 공연회 등에서도 해당 브금이 나오는 장면을 스크린에 띄우고, 심포니급 오케스트라가 라이브로 연주하는 것은 무성영화 시절의 감성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아이러니도 있습니다.

     

    이런 콘서트에 가고 싶은데 돈이 없다!!

     

     그렇게 브금에 대한 역사가 쌓여갈 때, 여러 작곡가들이 전국시대 마냥 재능을 뽐내는 한 편, ‘클래식 음악의 연주도 같이 활발해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것은 가설입니다만, 당시 극장에서 상영시간에 맞추어 악단이 연주를 해야 하는데, 영화에 맞춘 오리지널 OST도 연주를 간혹 했겠지만, 그럴려면 극장주나 악단 입장에서 시간과 연습비용이 엄청나게 들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영상 분위기에 어울릴 것 같은 적당한 클래식 음악을 잡으면, 일단 악보를 구하기 쉽고, 연주자들이 익히 알고 있는 곡일 가능성이 높아 연습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고, 관객들도(아마도 교양을 배운 중상류층이 당시에는 극장을 찾았을 테니까요)익숙한 곡을 들으면서 실패의 가능성도 낮출 수 있는 1N피의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 클래식 음악이었을 겁니다. 그렇게 클래식 음악을 쓰는 것은 일종의 관습이자 흐름이 되어, 본격적으로 녹음&출력기술과 전파통신이 발달하여 도래한 유성영화 및 영상 시대가 도래했어도 클래식 음악 브금을 트는 것은 당연한 것 중 하나였을 겁니다. 그래서 추억의(?) 대한 늬우스 시절 영상을 유튜브 등에서 찾아보면 아주 익숙한 클래식 멜로디들이 흘러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I17HUe8KtM&ab_channel=KTV%EC%95%84%EC%B9%B4%EC%9D%B4%EB%B8%8C

    요런식으로 뉴스 도입부에 클래식 음악이나 재즈 등이 자주 쓰였더랬죠

     

     당연하지만, 이러한 흐름 가운데 클래식 음악은 계속해서 소비됨과 동시에 그것을 더욱 효과적으로 연출하기 위한 연구도 지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넘어 우리가 이제 서브컬처 덕질의 대상으로 삼는 애니메이션, 게임 분야 등에도 적용이 되는데, 일본TV애니메이션의 경우는 의외로 클래식 음악 브금을 차용한 역사가 무려 최초의 일본TV애니메이션부터 입니다. 바로 밑에 참고영상으로 1963년 방영한 [철완 아톰(腕アトム/한국명 : 우주소년 아톰) ]1화에서 부터 그 유명한 베토벤의 [교향곡 제51악장](운명 교향곡으로 잘 알려진)이 연주됩니다.

     

    https://youtu.be/vpk_GfngimI?t=334

     

     아톰을 만든 아버지 텐마 박사가 아톰을 만드는 것이 일종의 운명’이었음을 암시함과 동시에 피아노를 치는 것과 같은 손동작과 박자, 악기 소리에 맞추어 움직이는 계기판 등, 영상매체에서 음악 연출과 얼마나 흥미롭게 콜라보레이션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는...이전부터 많았습니다!!!

     

    ㅋㅋㅋ

     

     당연하지만, 전파를 타는 대중적인 애니메이션, 또는 극장 애니메이션의 역사는 미국이 훨씬 앞서 있었고, 당시 디즈니의 수많은 작품, 그리고 한나&바바라의 [톰과 제리]에서 부터도 이러한 연출이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아예 대놓고 디즈니는 [환타지아(1940)]에서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BWV 565)]를 필두로 클래식 음악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기도 했고, 이에 훗날 거성으로 불리는 일본의 수많은 애니메이터들을 감동시키고, 모티베이션을 안겨 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원피스], [드래곤볼] 등의 제작사로도 유명한 토에이 애니메이션의 창립 초창기의 목표 부터가 일본의 디즈니가 되겠다!’였고, 굉장히 디즈니를 벤치마크한 작품들이 나왔으며, 이러한 흐름 가운데 [철완아톰(1963)]에서 [베토벤 교향곡 제51악장]이 연출되었으며, 그 뒤로 현대까지 클래식 음악은 그 자체로도 연출되거나 패러디 및 편곡되어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p8sjVxHS50&ab_channel=%E8%9B%99%E5%A6%96%E7%8E%8B

    토에이 애니메이션의 기념비적인 첫 극장 애니메이션 [백사전](1958) 굉장히 디즈니를 벤치마크한 것이 보입니다.

     

     특히나, 요즘 시대로 넘어오면서 저작권법이 굉장히 빡세지고, 쓸 수 있는 오리지널 멜로디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메말라가면서 음악 저작권법에 대한 수정여론도 거세지고 있는 추세 니다. 거기에 AI까지 싸움판에 끼어드니, 오리지널 멜로디 고갈이 더더욱 심화되는 시대에, 클래식 음악은 한 줄기 빛이자, 숨통을 틔워주는 편법이자, 훌륭한 연출의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일단, 클래식이란 단어부터 봅시다. 그 이름하여 고전’! 고전은 왜 고전이겠습니까? 옛날부터 있었던 것이기에 고전이 아니겠습니까? 적어도 한 80~100년정도 이전의 것들? ! 그렇다면 뭐다? 저작권에서 해방이닷!!! 하는 계산으로 K-POP은 물론이요, 여러 브금 작곡자들도 아주 애용하는 부분이 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JObP459ogg&ab_channel=%EB%8B%AC%EB%B9%9B%EC%86%8C%EB%82%98%ED%83%80

    이제는 들으면 456억을 따야 될 것만 같음

     

     그런데 특히나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지에서는 이 클래식 음악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음악 자체의 스토리텔링이 또 영상의 연출에 큰 도움을 주는 효과가 쏠쏠히 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 했던 [철완아톰(1963)][베토벤 교향곡 제51악장]의 의미 등이 있었고, 큐브릭 감독의 우주명작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유인원이 뼈를 들고 동물을 사냥하고, 머리뼈를 부수는 장면에서 나오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중 해돋이 부분이 나오는 것은 프리드리히 니체가 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작품의 내용 자체가 모든 인간을 초월한 존재, 궁극의 존재인 우버맨쉬를 다루는 작품이었고, 이렇게 유인원이 도구를 쓴다는 진화를 통해 모든 종에서 초월한다는 것을 제가 지금 쓰는 글 만큼 가타부타 설명하지 않고, 딱 귀에 알맞게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연출은 제가 이전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한 [무책임 함장 테일러]의 최고 클라이막스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윌리엄 텔 -서곡-]도 비슷한 개념이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HSd9-6jkxao&ab_channel=AmericanBadAss

    ??? : 喝‼‼‼‼‼‼‼‼‼‼‼‼‼

     

     그리고 원곡 자체가 워낙에 임팩트가 엄청나서 이곳저곳 편곡 및 패러디 되어 쓰이고 있는 홀스트[관현악 행성 -화성 파트-]가 유명합니다. 그 특유의 몰아치는 박자와 전쟁의 무서움, 긴장을 표현하는 연출 덕에 게임 브금으로도, 애니 브금으로도 잘 쓰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XOanvv4plU&ab_channel=BBC

    먼저 홀스트의 [관현악 행성 -화성-]의 원곡을 들어보시고

     

    https://www.youtube.com/watch?v=AtmRFl_hfbA&ab_channel=%E8%8B%91%E7%B4%AB

    [톱을 노려라! 건버스터/다이버스터]에서 패러디 된 (또는 영감을 받은) 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zcRgONLNJ-Y&list=PLmS-yZ7dVeayfAgAfxgjIq9toQEEpq690&index=50&ab_channel=avendesora.

    [우르세이 야츠라(한국명:시끌별 녀석들)/신판]버젼 브금으로도 패러디 되어 나오고

     

    https://www.youtube.com/watch?v=Qoq77DsOYlc&ab_channel=theExPeriMenTorYoutubechannel 

    [삼국지8]의 작전회의 브금

     

    https://www.youtube.com/watch?v=Z-U3YLL8koI&ab_channel=theExPeriMenTorYoutubechannel

    또국지(X)[삼국지13]의 여포 테마에선 좀 더 천천한 버전으로 나오

     

    https://www.youtube.com/watch?v=xLmPp1ix2Fw&ab_channel=%E8%B6%85%E9%AB%98%E9%9F%B3%E8%B3%AABGM%E3%81%A1%E3%82%83%E3%82%93

    약간 싸움광의 이미지가 있는 [몬스터 헌터]시리즈의 고룡 '이베르카나'의 브금. 관현악 화성의 기본 박자는 가져가면서 얼음테마 및 피아노 협주곡으로 편곡한 것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도중에 [몬스터 헌터:아이스 본]의 테마곡도 어레인지 하구요)

     

     또, 역으로 장면의 모순성을 극대화 시키는 장치이며, ‘가사를 알면 연출적 설명이되는방식으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그 [에반게리온]카오루 사요나라씬에서 쓰인 [베토벤 교향곡 9합창’]입니다. 주인공인 이카리 신지가 작중 시점 유일하게 남은 친구인 나기사 카오루를 죽이지 않으면 세상이 멸망하는 기로에 서서 흘러나오는 경쾌한 음악, 그러나 그 음악에서 나오는 독일어 가사는 그간의 이카리 신지가 겪은 경험과, 현재의 상황과, 작품의 세계관을 동시에 설명하는 내용과, 작중시점 이후의 복선까지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연출 종합세트가 들어가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bN-dubqANU&ab_channel=Demoshi

    지금은 연출이라고 잘 포장되지만 당시엔 방송사고 아니냐고 항의 빗발치던 전설급 씬 중 하나로도 유명하죠

     

     이 외에도 소개할 작품과 곡들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다 설명 못 해드리는 점이 죄송할 따름입니다...이 외에도 언급하고 싶었던 것 중에선 [디지몬 어드벤처][볼레로]드뷔쉬[달빛]등등 정말 많은데...추후 기회가 되면 또 포스팅 해보도록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직도 이 때의 디지몬을 넘는 디지몬이 안 나오는 이유는 브금 때문일까?

     

    아, 그래서 이런 걸 아는 게 어떤 도움이 되냐고요??

     

    똑똑한 덕후처럼 보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숩니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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