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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ND LAND]샌드랜드, 이렇게 해석해 보았다
    [애니메이션]/이렇게 해석해 보았다 2023. 9. 9. 04:02

     *본 포스팅 특성상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주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ETvCkrGpsI&ab_channel=%E6%9D%B1%E5%AE%9DMOVIE%E3%83%81%E3%83%A3%E3%83%B3%E3%83%8D%E3%83%AB

     이번에 드래곤볼로 유명한 토리야마 아키라(鳥山明)’ 원작의 [SAND LAND]가 일본에서 개봉을 했습니다. 매우 가벼운 작품으로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가 딱 보기 좋은 정말 심플한 극장 애니메이션 입니다. 스토리의 구성이 비유를 하자면 최근 유튜브에서 유행한 [강풍올백] 급으로 단순하고, 어려운 꾸밈 따위 없는 담백하고 스트레이트한 구성입니다. 오히려 그렇기에 반전이나 복선의 해결 등을 생각하거나 복잡한 뒷 설정 등을 기대하고 온 관객은 너무나도 담백한 구성에 맥이 빠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님의 작품성향이 스토리텔링 부분에서 복잡하게 꼬거나 독자들을 농락 또는 통수를 치는 식의 스토리를 짜지 않는 분으로도 유명하죠. 애초에 본 작 [SAND LAND]()반다이남코에서 게임화를 주 목표로 두고도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주 타겟 플레이어로 추정되는 초등학생 정도의 나잇대가 즐기기 쉬운 캐쥬얼하고 시원한 탱크 액션에 스탯을 몰빵한 작품이지 않나 싶습니다.

     

    전차 사운드는 정말 잘 살렸다!

     

     실제로 극장에서 봤을 때, [걸즈 앤 판쳐]에서 응용한 듯 한 전차의 사운드와 기동력, 포탄 씬 들이 눈에 띕니다. 거기에 동일 전차들만 가지고 전투를 펼치는 씬에서 병기의 스펙 차로 빚어지는 전투를 배제하고, 오로지 주인공 일행의 뛰어난 전차술로 동 스펙 수적열세를 극복하는 모습은 이 작품의 백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배경 자체는 물이 희귀한 자원이 되어버린 사막형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매드맥스]의 여러 오마쥬 및 북두의 권 오마쥬 등이 잔뜩 등장하며, 그를 통해 배경설정에 관한 제작비 및 인력 코스트를 굉장히 줄인 듯한 지혜도 보입니다. 물론, 등장인물도 굉장히 적고, 엑스트라가 많이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거기에 더해 스토리텔링을 최대한 단순화 하는 코스트 절감까지 더해서 액션과 동화(動画)에 힘을 빡 준 느낌이 듭니다. 정말 선택과 집중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부분이죠.

     

     

    이 세명이 주인공인 듣도 보도 못한 캐릭터 구성

     

     

      여기서 제가 눈 여겨 본 점은, 바로 주인공 일행의 구성과 빌런의 구성입니다. 먼저, 캐릭터 구성 면에서는 진짜 이정도로 신선할 수 있을까? 하고 의문이 들 정도. 무려, 주역 3인방이 할아버지2에 소악마 잼민이 1명 입니다. 악역(빌런) 또한 전부 남성에 최종흑막까지 주인공 할아버지 보다 더 늙은 할아버지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중간보스는 중년, 트릭스터로 작용하는 빌런 스위머즈는 리더 할아버지와 그 아들인 어른 남성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무려 여캐가 이론상으로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 초유의 작품인 겁니다!!! 성우만큼은 그나마 일본 기준 주인공 벨제브역에 타무라 무츠미님이 연기를 했고, 그 외에는 마을 시민 엑스트라 외에는 일절 여성 캐릭터도, 여자 성우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정말 신기하고도 신선한 배치이지 않나 싶습니다. 여담이지만, 같은 배급사 작품인 [러브라이브]에서는 엑스트라를 제외하고 일절 남자 성우가 나오지 않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작성자에 의해 숨겨진 코멘트 입니다>

     

     그런데 이런 신선함 뒤에 캐릭터 구성과 이 초특급으로 단순한 스토리 사이에 재미있는 해석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저는 주목을 했습니다. 물론, 이건 공식 인터뷰에서 나온 이야기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저의 견해인 점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먼저, 스토리 자체는 물이 귀해진 사막 세상에서 물을 독점하고 시민들에게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물장사를 하는 썩어빠진 왕국과, 다들 탈수로 죽기 직전의 마을의 노련한 보안관 할아버지가 마을 근처에 살던 마족들과 손을 잡고, 전설의 샘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 입니다. 다만, 도중에 거대 괴수를 만나 여행에 필요한 식량과 물을 잃고, 폭주족들에 의해 자동차도 잃어버린 뒤에, 왕국군의 신형전차를 우연히 발견, 기술 좋게 훔치고 다시 여행을 떠나지만, 결국 왕국군에 쫒기게 되는 굉장히 익숙한 플롯입니다. 이야기를 좀 건너 뛰고, 왕국은 어떻게 물을 독점할 수 있었나 했더니, 수원지에 거대한 댐을 만들어 온갖 방위시설로 댐 근처에 얼씬도 못 하게 하고, 전국에 비행기를 금지시켜, 댐의 존재를 일반 시민이 절대 알 수 없게 한 겁니다. 그리고 그 댐 계획의 장본인인 흑막 할아버지를 주인공인 보안관 할아버지와 잼민이 악마가 참교육을 시켜주며, 마을에 물이 돌아오는 스토리 입니다.

     

    놀면 놀 수록 돈을 버니까 노는 게 제일 좋은

     

     여기서, 단순히 스토리가 우와, 정말 애들용이다!”, “뽀로로 극장판 급인걸?”하고 넘어갈 수 있고, 그 또한 정답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단순한 스토리와 설정 가운데 인물들의 나이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귀큰 할아버지 신하가 왕자에게 조언하는 장면(X) / 서로 자기가 전차 몰겠다고 잼민스럽게 싸움하는 장면(ㅇ)

     

     먼저, 전차술에 뛰어난 능력이 있는 주인공 보안관 할아버지, 초월적인 파워와 스피드, 시력, 청력을 가진 마족의 왕자 벨제브, 그리고 그 벨제브와 단짝이자 집사 같은 포지션이면서 굉장히잼민이와 다름없는 마인드를 가진 할아버지 마족 시프. 도중에 초인적인 벨제브의 능력에 감탄하는 보안관 할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보안관 할아버지는 이전의 경험 덕에 전차를 밥숟가락 쓰듯 자유자재로 조종하고, 현란한 전차술을 보여 줍니다. 거기에 중년 나이의 왕국군 장군이 주인공 일행을 쫒다가 후에 왕국의 비겁한 진실을 알고, 주인공을 도와주는 입장으로 변하며, 끝까지 추한 모습을 보여주는 초특급 할배 빌런은 댐 앞에서 참교육을 받고 저 하늘의 별이 됩니다.

     

    할배...혹시, '프리더' 또는 '후리쟈' 라고...아세요?

     

     이러한 구성을 촘촘히 살펴보았을 때, 현대사회를 빗댄 설정이 보입니다. 먼저, 고령화 사회로 점점 노인이 많아지고, 젊은 세대를 넘어 어린이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회에서 정말 필요한 부()가 제대로 분배되지 않고, 기성세대들의 끊임없는 독과점으로 이 환경 자체가 디스토피아화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이 디스토피아에서 살아 남기 위해 경제생산이 가능한 세대는 어쩔 수 없이 부를 독과점 한 세대에 저항하지 못 하고 일을 하며, 경제적 디스토피아를 해결하자는 의지를 가진 자들을 추격하고 압박하는 존재로 거듭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나이는 촉법이 아닌 초특급 잼민이 악마

     

     그런 와중에 이러한 저출산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태어나는 어린 세대들은 기성세대보다 굉장히 뛰어난 능력을 가진 존재로 비유되는 것이 주인공 벨제브같습니다. 요즘 어린아이들은 웬만한 어른들 보다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다루며,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코딩의 원리를 깨우치기도 하고, 다양한 지식으로 어떤 과학의 발전을 이뤄낼 지 무궁무진한 잠재성을 지녔습니다. 그래서 주인공 벨제브는 여행을 떠나기 직전, 아버지 사탄에게 허락 받을 때 게임은 하루 1시간만 하도록이나, 게임기에 환장하는 정말 영락없는 잼민이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또한 현실에서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만화나 게임만 줄창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탐탁치 않게 여겨본 것을 소악마로 빗대어서 표현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을 접하고, 게임과 만화의 재미를 잊지 않아 나중에 자라서 훌륭한 스마트폰 개발자나 어플 개발자가 되거나, 신선한 게임과 재미있는 만화, 웹툰 등을 그리는 작가가 되는 것이 바로 벨제브가 보여주는 것 같은 현실의 아이들의 잠재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진정한 할배 액션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 작품은 잼민이가 상큼하고, 할아버지에게 뽕이 차요!

     

     그리고 보안관 할아버지 또한, 어른으로서의 지혜와 현역 당시에 몸에 밴, 젊은 세대는 함부로 따라 할 수 없는 장인의 품격을 몸소 보여주며, 어린이를 이끕니다. 여기서 또 재미있는 게, 도중에 자기도 전차를 몰고 싶다며 때를 쓰는 시프할아버지가 곧잘 전차 운전에 통달해, 작 후반부에선 현란한 운전 스킬로 위기를 탈출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서 노인 또한 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다 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보입니다. 다만, 똑같이 특수한 능력이 있는 빌런 스위머즈의 경우는 주인공에게 참교육을 당하는데, 기성세대가 가지고 있는 사회발전에 기여할 만할 능력들이 올바른 곳에 쓰여야 함을 내포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주인공 벨제브에게 된통 당하지만, 마지막 왕국의 댐을 본인들의 능력으로 폭파시키는 구성을 넣으므로써, 기성세대의 능력과 기술의 방향성을 이야기하고자 보입니다.

     

    이런 사막의 세상에서 수영하고 싶은 것이 꿈인 '스위머즈'

     

     최종적으로 물을 구한 것은 어린이 세대도, 젊은 세대도 아닌, 노인들(후반에 스위머즈가 아군이 되기에)이었습니다. 또한, 그 물을 마지막까지 막거나 방해하는 존재도 노인들이었습니다. 결국, 현실사회가 껴안고 있는 경제적 디스토피아 상황은 젊은 세대들이 알아서 하겠지처럼 방관하는 것이 아닌, 그 부를 축적했던 노령 인구의 올바른 움직임이 없는 한, 이 디스토피아는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 같은 해석이 됩니다. 왜냐면, 이제 젊은 인구는 소수가 되고, 노령 인구는 다수가 될 텐데, 가난하고 가질 수 없는 소수가 부유하고 가질 것을 가진 다수를 어떻게 부양을 하겠습니까. 그럼 현실의 노령 인구들이 작품의 캐릭터들처럼 훌륭한 전차 기술과 일부 재벌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부를 착복해 있지도 않은데 무슨 힘이 있어서 해결 할 수 있겠냐? 는 반문이 당연히도 나올 수 있는데, 고령화 사회로 노령 인구가 많아졌으면, 민주주의 국가인 이상 노인 세대가 올바른 투표 및 미디어 리터러시(실제 작중에서 미디어 선전을 통해 주인공을 모략하거나 반대로 오해를 푸는 장면이 나옵니다)로 모든 세대가 같이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지껏 단순한 스토리의 초등학생 타겟 애니메이션들의 클리셰는 주인공 캐릭터들이 정의의 힘을 모아 악당을 물리치는 구성에서 같은 스토리 플롯 이더라도 2차상품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노인 캐릭터의 주도적인 움직임과 활약이 눈에 띈 겁니다. 보통 노인 캐릭터는 현자’, ‘조언자’, ‘조력자’, ‘보조등의 역할이거나 악역의 주조역을 맡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렇게 까지 적극적인 노인 캐릭터들의 활약은 아마 손에 꼽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SAND LAND]의 특수한 구성에는 이러한 해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눈여겨 보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저는 이 티스토리를 이용해서 작품을 여러가지 시선과 방법으로 보는 방법을 연구해 볼까 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 포스팅은 저의 개인적인 해석일 뿐이며, 오피셜이 아니기에 재미로 봐 주시 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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