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君たちはどう生きるか) -그대(미야자키 하야오)의 감정을 그린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이렇게 해석해 보았다 2023. 11. 2. 02:02

     *본 포스팅 특성상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주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VnYJXTUUsY&ab_channel=%EB%8C%80%EC%9B%90%EB%AF%B8%EB%94%94%EC%96%B4DAEWON

     

     저는 일본 현지에서 먼저 이 작품을 봤었습니다만, 이건 무조건 한국에 도착할 것이다! 라고 생각했고, 미리 포스팅을 하면 너무나도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지금까지 포스팅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에서 개봉을 했고, 얼른 포스팅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엄청나게 많은 유튜버 및 블로거 분들이 해석과 비평을 올리셔서 하나하나 참고를 해야 했습니다. 역시나, 제가 생각한 것과 많이 겹치고, 매우 동의하는 평과 해석을 쓰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작품내의 메타포(*쉽게 말해서 작중 캐릭터들이 실제로 의미하는 것들이라고 하겠습니다)에 대한 해석보다도 작품 자체에 대해서 저 나름대로의 해석을 포스팅 해볼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자아~ 작품 난해해지니 멘탈 딱 붙잡으십시요잉?!" 하는 출발선...

     

    먼저, 일본도 그랬고, 한국에서도 (낙양은 아니고) 장안의 화제가 된 이 작품,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이하 줄여서 [그대들]이라고 하겠습니다). 화제가 된 것의 중심은 바로 작품이 어렵다’, ‘난해하다’, ‘그림은 이쁘고 딱 지브리여서 봤는데 뭔가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다등등 입니다. 저도 보면서 아니, 이런 식의 전개를 이 미야자키 무야호 할아버지가 한다고? ?!’ 라고 처음 봤을 때는 의아해 했는데, 아예 이 부분부터 짚고 넘어갈까 합니다.

     

    아니 근데 미야자키 무야호 할아버지도 참, 자기 오너캐라고 조낸 잘 생기게 그리기 있기? 없기?

     

     대부분 아시다싶이, [그대들]은 지브리의 작품 중에서 가장 특수한 작품이며, 지브리의 (어쩌다 보니)알파와 오메가적 존재가 되어버린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감독의 전기(伝記)와도 같은 작품이죠. 감독 할아버지가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은 애니메이션으로 표현을 하고, 주인공인 마이토가 미야자키 감독 본인, 서브 주인공 왜가리는 스즈키 토시오(鈴木敏夫)’에 비유됩니다. 거기에 미야자키 감독이 생각하는 전쟁의 참상과, 그 전쟁 때문에 유년시절을 별탈 없게 지낸 본인의 모순 등을 표현했다 등등 여려 평론가 분들이 이야기 하셨는데, 저는, 이 작품 자체는 단순히 미야자키 감독 본인의 있었던 일들을 비유로서 표현한 것이 아니라, 미야자키 감독의 감정추상화처럼 있는 그대로 담아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mpt-s-zYLI&ab_channel=%EB%A6%AC%EC%96%BC%EC%BB%A8%EB%B2%84%EC%84%B8%EC%9D%B4%EC%85%98%EA%B3%B5%EC%8B%9D%EC%9C%A0%ED%8A%9C%EB%B8%8C

    예시 : 영상4분부터 13분38초까지

     

    지금은 한국에서는 저작권이 만료된 디즈니의 환타지아(1940)’의 서두를 장식하는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 BWV 565’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것과 비슷한 구성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음악 그 자체를 박자와 오케스트라의 모습, 음악을 들으며 떠올리는 색, 이미지, 냄새, 감정 등을 말 그대로 있는 그대로 애니메이션화 시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가지 감정을 그림으로 나타낸다고 가정하지요. 그것에 무언가 대중적인 패턴은 있을 지언정, ‘정해진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그렇기에 [그대들]의 스토리라인과 애니메이션 연출 등은 정말 감독의 시간에 따른 감정을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애니메이션화 한 것 처럼 딱 떠오른 이미지대로 그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 : ㅎㅎㅋㅋㅈㅅ 나도 잘 몰?루

     

    왜 이런 가설이 나오냐면, 미야자키 감독 본인이 시사회에서 나도 이 작품에 대해서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답했기 때문입니다. 보통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하면,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기획으로 발전하고, 스토리의 간단한 기승전결을 짠 다음, 왜 그렇게 흘러가야 하는지에 대한 수 많은 의견교환과 생각 끝에 만들어 집니다. 그런데 감독 본인도 이해가 안 간다? 아니 물론, 작품을 보고 난 뒤에 팬 또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해가 안 간다같은 말은 당연히 그럴 수 있는데, 본인 스스로 본인 창작물에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본인의 감정세계를 구현하는데 치중하고, 그 어떤 합리적인 스토리보드나 대중적인 애니메이션의 구성 등을 최소화 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심리학자들 및 뇌 과학자들도 말하듯 과연 내가 지니고 있는 이 감정이 진짜 존재하는 감정일까?’라고 여러 논문이 나온 것처럼, 본인의 무의식의 감정 세상을 그림으로 삘 받는 그대로 그려냈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발언이 나올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진심 딱 이거 하나 붙여놓고 마케팅 다 함

     

    그 가설에 도달하자, 저는 왜 이 [그대들]이 일본 현지 마케팅이 그런 식이었는지 납득이 가더라구요.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번에는 미야자키 감독이 아닌, 왜가리, 스즈키 프로듀서의 이야기를 먼저 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제가 이전에 지브리 스튜디오 전시회를 다녀왔을 때, 그곳에서는 당시 미야자키 감독과 스즈키 프로듀서 간의 연락사항을 이야기하는 손편지 등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거기서 매우 놀라웠던 것은 의외로 미야자키 감독과 스즈키 프로듀서는 엄청나게 티격태격 싸웠고, 의견차가 말도 못 하게 컸던 적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모노노케 히메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등의 연출과 스토리 라인이 잡히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스즈키 프로듀서가 미야자키 감독을 설득해서 나온 부분도 꽤 되었고, 오히려 스즈키 프로듀서로 인해 만들어진 연출 등이 커다란 인상을 남긴 사례도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 : 무야호, 남남동! 남남동으로 가ㄹ...(대본을 다시 꺼내며)

     

     그러면서도 스즈키 프로듀서는 미야자키 감독을 철저히 브랜드화했습니다. 지금은 꽤나 큰 비판점을 안고 있는 제작위원회 방식도 스즈키 프로듀서가 창안한 것이며, 대한민국에서는 호불호 씨게 갈리는 연예인 더빙 또한 스즈키 프로듀서의 주된 작품 중 하나죠. ‘애니메이션 제작비 만큼 마케팅 비를 쏟아 부으면 사람들은 일단 한 번은 극장에 갈 것이다라는 지론을 증명한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랬던 그가 [그대들] 한정으로 마케팅 ‘0’를 선언한다? 아니, 요즘 제로 칼로리 제품이 유행이라고 따라하시는 건가요?

     

    ......한조각?

     

     실제 스즈키 프로듀서는 [그대들]제작에 관해서 굉장한 반대파였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결국엔 미야자키 감독의 절실함에 항복선언을 하고 제작에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스즈키 프로듀서도 이 작품을 보면서 참으로 난감 해 했을 겁니다. ‘이건 어떻게 마케팅을 하든 관객들이 극장에서 보고 호불호를 외칠 것이다!’. 그런 와중에 스튜디오 지브리의 예산은 점점 말라가고, 들어가는 돈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데, 과연 제작비 만큼의 마케팅이 가능할까요? 아니면 마케팅을 위해 퀄리티를 똥퀄로 만들어야 할까요? 돈 때문에 애니의 퀄리티를 낮춰야 한다? 아마 그랬으면 작중 왜가리는 부리에 화살이 맞는 게 아니라 본체 대머리에 헤드샷이 시원하게 꽂혔을 겁니다.

     

    하울 아저씨 근황.jyp

     

     그런 와중에 작품 자체가 통상적인 애니메이션의 구성과 연출이 아니고, 미야자키 본인의 감정을 그대로 애니메이션화 한, 애니메이션의 추상화와도 같은 작품이 탄생했기에 역발상 아닌 역발상을 실시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히려 미야자키 하야오이기 때문에 가능한 마케팅 제로! , 물론 제로음료에도 칼로리가 1~5칼로리 들어있어도 되는 법처럼, 포스터와 하울 아저씨가 대뜸 대본사진을 올리는 등의 극다이어트 마케팅 정도가 되긴 했지만요 ㅎㅎ

     

    저라도 이런 스토리의 작품 어케 마케팅 할지는 배추 셉니다. 한국의 모 치킨집 브랜드 의뢰라면 가능. 쌉가능.

     

     오히려 그러한 마케팅 덕분에 이 작품은 개봉을 하기도 전에 애니메이션 팬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마케팅이 되는극강의 효율을 나타내는 웃지 못할 일도 발생했습니다. 아무 경력도 없는 신인 애니메이션 감독이 이런 식으로 마케팅을 하면 과연 보러 올 사람이 있을까요? 정말 스즈키 프로듀서의 몇 십년에 걸친 빌드 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마케팅이었던 겁니다! 마케팅의 신이었기 때문에 제로 마케팅 또한 가능한(스스로 창조했으니 스스로 파괴할 권리가 있는 신화적 원리), 애니메이션 자체 보다도 외적인 부분에 저는 더더욱 감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히미는 내 어머니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여인이다!!"(이게 드립이 아니라니)

     

     그렇기 때문에 딱 이 [그대들]의 구성과 정확히 걸맞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찌 되었든 작품을 보기 전에 마케팅을 해 버리면, 관객들은 일단 무의식 속에 그 마케팅이 머릿속에 들어가 버리고,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면 코끼리를 떠올리는 것 마냥, 아무리 작품을 봐도 무조건 선제 마케팅의 지배를 극히 일부라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마케팅이 일절 없다면, 미야자키 감독의 감정을 그 어떤 덧씌움 없이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의 법이나 문화 등의 차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영어권과 한국 등 여러 외국에서는 PV 등 마케팅이 등장했습니다. 물론, 전세계 동시개봉이 아니기 때문에 이미 일본발 평론이나 소식 등이 퍼져서 굳이 다른 나라에서도 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에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지만, 이 작품이 이렇기 때문에 제로 마케팅 또한 작품의 연장선이 된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싶습니다. 이 마케팅 또한 작품의 일부이며, 미야자키 감독과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 그리고 스즈키 프로듀서라는 연결고리 등을 작품 외에서 이야기해주는 굉장히 특별하고 다시는 나타나기 힘든 구성과 연출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감독 오너캐랑 와꾸 차이지는 거 보솤ㅋㅋㅋㅋ

     

     그렇기에 작중에서 남주 마히토와 왜가리는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다가 종극에는 친구가 됩니다. 실제 미야자키 감독과 스즈키 프로듀서가 그러했던 것 처럼요. 분량상 오늘 포스팅은 이쯤 줄이고, 기회가 되면 [그대들]2부로 이을까 생각 중 입니다.

     

    이 장면에서 찐텐으로 욕나옴ㅋㅋㅋㅋㅋ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왜가리 쉑 패드립은 선 넘은 거 아님?

    이만 포스팅 줄이겠습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