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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전함 야마토VS무책임함장 테일러] - 최강의 전함을 저격하는 최약의 전함-
    [애니메이션]/이렇게 해석해 보았다 2024. 1. 26. 00:01

    *본 포스팅 특성상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주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Zwgo5WQVs&ab_channel=%E6%9D%BE%E7%AB%B9%E3%83%81%E3%83%A3%E3%83%B3%E3%83%8D%E3%83%AB%2FSHOCHIKUch

     

     

     전쟁은 한 집단 또는 연합체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아픔과 상처를 남기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을 겁니다. 거기에 점점 발달하는 전쟁무기로 인해, 그것이 도리어 전쟁의 억제력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이익측면에서도 평화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모순 또한 보여주는 것이 우리 인류의 전쟁사 입니다.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도 참 아이러니한 부분이긴 합니다.

     

     여기, 인류 전쟁사 중에서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크게 바꾼 두 개의 전쟁을 모티브로 만들어 진 듯한 애니가 두 작품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두 애니가 서로 닮아 있으면서 후대에 나온 애니가 대선배 애니를 저격하는 듯한 재미난 모습이 보여서 이번 영상에서 선정해 보았습니다. 오늘 이야기 드리고 싶은 내용은 [우주전함 야마토]의 리메이크 판인 [우주전함 야마토 2199][무책임 함장 테일러] 입니다.

     

    특히 [우주전함 야마토]IP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오타쿠사(史)를 연구함에 있어서 필수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먼저, 누가 봐도 2차 세계대전을 대놓고 쓰진 않아도 모티브로 삼은 듯한 [우주전함 야마토] 입니다. 외계의 적 가밀라스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공격당해, 이게 화성인지 지구인지 모를 정도로 세상은 황폐화 되었죠. 그런데 또 다른 외계문명에게서 전해져 내려온 파동 에너지를 이용해,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고, 지구를 원래대로 돌려 놓을 수 있는 장치를 받기 위해 지구에게 기술을 전해 준 이스칸다르 행성으로 특수임무를 받은 야마토와 그 일원들이 떠난다는 이야기 입니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전함 이름인 야마토라는 이름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이 많을 텐데, 실제로 원작자는 그냥 멋있어서라는 이유로 야마토를 채용했다고 직접 밝힌 적이 있었습니다. 또한, 직접 작품을 시청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작품은 당시의 군국주의를 찬양하거나, 가해자 미화 등의 묘사, 메시지는 없다시피 봐도 좋기 때문에 한 번 시청해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우주 존잘남에 재력에 정치세력에 여신여친에 꿀보이스인데 스스로 패작하는...

     

     지구를 침략한 적의 총통, 아벨트 데슬러는 그 이름부터 짐작이 가듯이 독일의 미대 떨어져서 권총살자한 그 콧수염을 연상시키며, 복식, 쿠데타로 총통 자리에 오른 것, 정치 방식 등에서 많은 모티브를 채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아벨트 데슬러 총통을 보면 리메이크판인 2199버젼기준 일본의 신급 성우로 추대되는 야마데라 코이치씨에 굉장한 꽃미남 캐릭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니, 악당을 이렇게 호화스럽게 꾸며도 된다고? 근데 실제로 리메이크 이전 원작의 아벨트 총통을 보면,

     

    https://www.youtube.com/watch?v=F-8hkGex_qQ&ab_channel=%E5%AE%87%E5%AE%99%E6%88%A6%E8%89%A6%E3%83%A4%E3%83%9E%E3%83%88

    아재개그는 사형

     

    리메이크 보다는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아재처럼 보이는데그래도 미중년이라고 불릴 법한 포스를 지니고 있죠. 그리고 바로 이 아벨트 테슬러가 이름하여 미형 악역의 시조급 되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이전만 해도 악당의 존재는 마징가Z의 닥터 헬이나 봉팔맨아니 에이트맨의 복면악당 같이 대놓고 나 악당이에요!’라고 어필하는 애들이 주류였는데, 이런 악역은 당시에 굉장한 센세이션이었죠. 이것이 발단이 되어 훗날 건담의 샤아 아즈나블이 탄생하게 되는 초석을 마련해 주는데, 이것은 다음 기회에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단순히 '나 악역데쓰' 하는 디자인이 정석이었습니다.

     

     작품은 야마토 내부의 드라마, 가밀라스 내부의 드라마를 교차해 가며 보여 주고, 각자의 사정이 있음을 객관적으로 보여 준 다음에, 두 세력의 전투에 의미를 부여해 줍니다. 그래서 시청자들도 야마토의 일원을 응원함과 동시에 작중 악역입장인 가밀라스에도 같이 집중을 하게 되죠. 그렇게 점점 가밀라스에게도 져서는 안 되는 이유를 보여주다가 결국, 야마토는 어쩔 수 없이 작중 최종결전병기급인 파동포를 몇 차례 사용하게 됩니다. 발사할 때 마다 뽕 차오르는 연출이 압권임과 동시에, 여러 에피소드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장치로 묘사가 되죠. 근데, 이 파동포의 원리를 이용해서 지구를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다고? 전장을 원큐로 끝내버리는 궁극기가 됨과 동시에 엄청난 에너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 떠오르시는 그거, ‘’... 저도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우주전함 야마토], 또는 [우주전함 야마토2199] 2차세계대전에서 여러 모티브를 채용해, 전쟁의 비극과 그로 인해 탄생한 모순, 하지만 그러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호쾌한 전략 등을 통해서 전쟁 속 전투의 흥미진진함과 멋짐, 매력 등을 어필하는 아이러니도 제공하는 작품입니다.

     

    작품을 다 보면 알게 되지만, 전쟁을 촉발시킨 시기의 장본인들 중 일부가 책임을 지고 어떤면에선 사죄를 하러 떠나는 모험처럼 보여집니다.

     

     

     , 근데, 여기 반대로, 원작의 야마토가 방영하고 약 2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러, 어디 동네 고철 주워다가 만든 낚시배 비주얼의 전함과 맛탱이가 갈 대로 간 멤버들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최초로 제작위원회 방식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든 [무책임함장 테일러] 입니다. 시작부터 대놓고 [우주전함 야마토]의 안티테제 같은 모습을 모여줍니다. 황폐하지도 않고, 되려 부유한 지구, 사회 초년생에 군경험도 이등병 수준인 주인공이 운빨+아부의 힘으로 함장이 되고, 야마토의 오키타 쥬죠 같은 영웅을 천대받는 뒷방 늙은이로 모셔놓고, 크루원들은 이렇다 할 목적의식이 없고, 그냥 월급 타고, 마이페이스 대로 생활하는 녀석들이 대부분입니다. 거기에, .......얘네들, 진짜 안 싸웁니다. . 진짜 전투가 벌어져도 안 싸웁니다. 적이랑 만나도 뭐 출격해서 격추시키고, 함포 쏘고, 그런 게 없어요. 그냥 낙하산 함장이 원펀맨 킹의 운빨과 맘먹을 정도로 운이 너무 좋아서 그걸로 다 이깁니다. 그러다가 아주 적의 끝판왕이랑 연애도 해요! , 연애가 아니라 반려닝겐, 여튼, 인류와 외계문명이 싸우는 것도 정작 싸우고 싶지 않은 사람이 태반인데, 서로의 이권을 중요시 여기는 각자의 세력 때문에 억지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iEVM-in7B4&ab_channel=TOMGND

     

    이 작품은 바로 베트남 전쟁을 모티브로 짠 듯이 보입니다. 재밌는 건, 원작 소설이 따로 있는데, 애니메이션은 초반부만 거의 흡사하고, 중후반은 완전 오리지널 스토리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애니메이션 제작진의 노림수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일단, 실제 베트남전쟁에서 군대의 위대함을 선전하지만, 그 선전과 반대로 전쟁은 길어지고, 시민들은 지쳐가다 못해, 러브 앤 피스를 외치는 히피니즘을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싸움을 그만 두고, 평화롭게 좀 삽시다! 라는 당시의 가치관이 작품의 주인공 테일러에 투영되어 있죠. 그래서 테일러는 작중에서 심심하면 항복하자느니, 튀자느니, 군대 지휘관으로써는 정말 최악이라고 불릴지도 모르는 행동을 취합니다. 반면, 적들은 훨씬 더 치밀하고, 전략적인 함대로 주인공 일행을 옥죄는데, 되려 도망가고 항복하자는 주인공의 무지막지한 운빨에 자멸하는 여태까지 듣도 보도 못한 연출을 보여줍니다.

     

    이미 야마토에 학습된 시청자들의 감정선과 공감선을 그대로 보여주는 한 많은(?) 캐릭터...

     

     반면, 적측의 장군들처럼, 인류 쪽에서도 우리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군인정신을 외치는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테일러의 행동에 점점 감화되어가는 부함장(이름 확인 후 녹음)을 제외하고는, 처음에 나왔던 제독은 세상으로부터 팽 당하고, 자주 등장하는 이 사령관들은 하나같이 썩어버린 군인의 표본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과거의 일본, 또는 윗분들의 이념 때문에 일어나는 전쟁의 무상함, 아이러니를 굉장히 독특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작중 자타공인 최고의 명장면으로, 윌리엄 텔의 서곡으로 그 클라이막스를 장식하죠.

     

    https://www.youtube.com/watch?v=rqnd09tEJ-k&list=PL4K9oply59_t6Xzv7C-Qz_inOgh8JoM6s&index=23&ab_channel=%EC%B6%9C%EC%9E%A5%EC%A7%80%EC%97%90%EC%84%9C%EB%B3%BC%EB%A0%A4%EA%B3%A0%EB%A7%8C%EB%93%A0%EC%B1%84%EB%84%90%EC%A4%91%EA%B5%AD%EB%B0%94%EC%9D%B4%EB%9F%AC%EC%8A%A4%E1%84%89%E1%84%87

    전설의 23화. 장면연출을 이해하려면 전체를 봐야하지만, 제 인생 스토리텔링 빌드 업 기법의 베스트5 안에 단연코 들어가는 장면입니다.

     

     다시봐도 멋진 이 장면에서 아들과 아버지의 무한한 신뢰로 위기를 극복하는 윌리엄 텔 이야기처럼, 작중의 하이라이트 또한 주인공과 주인공의 라이벌 급 캐릭터가 서로 부딫히며 극한의 신뢰를 빚어내 전투를 그 어떤 사상자도 없이 끝내는 모습, 지금까지 전쟁의 허무함 속에서 그들만의 헛되지 않은 정의를 일궈내는 장면으로 시청자들에게 파동포를 들이 붙는 듯한 충격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그나마(?)라고 하면 이 북두의 권 세계관에서 출장온 듯 한 아재들이 함장 말아먹을려고 선물로 위장한 폭탄으로 적함을 격추시키긴 했...

     

     이처럼, 무책임함장 테일러는 우주전함 야마토와 같이 필수불가결한 전쟁을 끝내도 같은 잘못을 인류사는 반복하고 있으며, 그것의 무상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줌과 동시에, 그들만의 대안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그 어떤 무기도 쥐지 않은 채, 우주전함 야마토를 저격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저격이라고 까지 하기엔 좀 아니게 보일 수도 있지만, 안티테제로 출발해 야마토와는 차원이 다른 매력을 보여준 작품임에는 틀림 없어 보입니다.

     

    무려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던 순수 한국인 캐릭터까지!

     

     재밌는 점은, [우주전함 야마토]는 속편에서, 그리고 [무책임함장 테일러는] OVA에서 새로운 악의 세력이 등장하고, 기존에 적이었던 세력과 같이 동맹을 맺고 싸운 다는 점, 특히, 테일러의 경우에는 두 세력을 규합시키기 위해, 그 동안 허무한 전쟁을 종횡무진 농락하고 비판하며, 평화의 선봉이었던 전함 소요카제를 스스로 격추시키면서, 진정으로 싸울 때란 무엇인가에 대해 결단을 내리는 모습은, [우주전함 야마토]와 같이 진테제를 일궈낸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JRbfv7INyI&list=LL&index=50&ab_channel=%EC%95%A0%EB%8B%88%EB%9D%BC%EB%96%BCAniLatte.

     

     끝으로 이 소스로 만들어진 병맛더빙 하나 보시면서 이번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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