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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렇게 해석해 보았다

[마이클] –이것은 내가 천마(天魔)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G.Mario 2026. 7. 8. 05:01

 *본 포스팅 특성상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주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VtrfEw-_y8

 

 한국에서는 특이하게 마이클 잭슨의 별명을 무협지에 나오는 주요 핵심세력 마교의 수장인 천마(天魔)”에 비유하곤 합니다. 마이클 잭슨이 무대 아래에서 장치의 힘으로 풀쩍! 뛰어서 등장하는 장면은 천마강림”, 특유의 문워크의 경우에는 천마월보”, 그리고 각종 초식 이름을 그의 명곡인 [스릴러], [빌리 진], [비트 잇]에 비하곤 합니다. 중국 정통무협에서는 천마가 보통 악으로, 정파가 정의의 편으로, 주인공 또한 주로 정파소속인 경우가 많습니다만, 특이하게 한국에서는 천마가 주인공인 피카레스크형 무협이나, 되려 정의의 편이어야 하는 정파가 심각하게 부패해있고, 이를 마교가 마교스러운 힘으로 청소를 하는 작품들이 인기입니다. 그래서 마교의 지도자인 천마라는 별명에도 큰 반발이 없고, 오히려 그의 콘서트 라이브 영상에서 환희에 못견더 쓰러지고, 실려가고, 마이클의 이름을 (긍정적인 의미의)광적으로 연호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마교에 충성하는 작중 인물들의 묘사와도 닮은 풍경을 보입니다. 실제로도, 천주교의 교황이 외국에 방문했을 때 뜨거운 열광을 펼치는 사람들이나, 많이 규모가 큰 종교의 지도자급 인물이 등장해도 봤을 법한 장면들이 오버랩 되죠. 그래서 더더욱 마이클 잭슨이 한국에서는 천마라는 별명에 큰 위화감을 못 느끼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바지 밖으로 황금빤스를 입어도 간지가 흐르는 것은 오직 천마(天魔)이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건, 또 영화 [마이클]에서 보여주는 마이클 잭슨의 성장 서사가 정말로 한국식 무협지의 스토리텔링 기법들과도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형제들과 함께 가학적인 마교만의 교육과 시험을 견뎌내며, 그런 와중에 자신의 스승이자 동료가 되는 믿을 수 있는 자들을 사귀게 되고, 경쟁자들을 하나하나 격파해 나갑니다. 아직 어리고 강해지기 전의 주인공을 지켜주는 호위무사나 최초의 스승되는, 일종의 [유니콘 오버로드]의 죠셉 같은 인물로 삼촌이 등장하는 점도 닮아있죠. 그리고 전대 마교주와의 대결 또는 갈등 해소 등으로 새 마교주로 임명되며, 모든 마교와 문파의 정점에 서는 자만이 얻는 칭호, ‘천마(天魔)’를 얻기까지의 과정이 보입니다. 물론, 보통은 같은 형제들이 강한 경쟁자이자, 암투가 숨쉬듯 나오지만, [마이클]에서는 오히려 형제들이 합심하여 막냇동생 마이클 잭슨을 위해 고군분투 해주고, 아버지로부터 보호해주는 모먼트들이 차이점이랄까요.

 

 또 재밌는 점은, 무협에서도 잘 쓰이지만, 동양의 불교 철학식 연출도 재미있는 포인트였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아버지의 엄격한 통제와 학대로 인해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없다시피 합니다. 그래서 마이클 잭슨은 무언가 계속 채웁니다. 장난감, 악기, 동화책, 동물들, 팬레터 등. 시간이 흐르는 장면이 나올 때 마다, 마이클의 집은 점점 무언가 늘어납니다. 정원엔 공작새와 라마가, 방 안에는 온갖 잡동사니와 침팬지 버블즈까지. 그러나 집이 넓어지고, 넓어진 만큼 발 디딜 틈이 없어 짐과 동시에, 마이클은 계속 공허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마이클처럼 계속 채워나가지만 나누지 않는 아버지 죠셉의 모습도 대비됩니다.

 

그렇지만 여러 클리셰와 다르게(마이클 잭슨은 실존 인물이니 꼭 창작 기법대로 따라갈 이유도 없지만요)마이클 잭슨은 채운 만큼 나눕니다. 팬 한 명 한 명에게 진심으로 대하고, 피터팬의 영감을 받아 소아병동에 가서 자신이 산 물건들을 나누어 주고, 그들과 시간을 함께 보냅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마이클 잭슨과 뜻을 함께 하려는 변호사, 레이블 대표, 댄스 크루들이 마이클과 친구가 될 수는 없어도 믿음직한 동료이자 파트너로 다가옵니다. 이익만을 계산하는 방송사 사장마저 마이클을 위해 움직일 정도였죠. 심지어, 이야기 중후반부, 프로모션 촬영 중, 두부화상을 입어 자칫 잘못하면 목숨이 위태로울지도 모르지만 천만다행으로 살아남아 다시 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됩니다.

 

마잭을 가장 잘 이해하는 변호사. 근데 이 변호사도 한 때 '재즈 드러머 하다가 빡빡이 선생한테 당한 적이 있어서'마이클이 고용하지 않았나...싶습니다.

 

 다만, 실제로 마이클 잭슨이 그러한 사람인지까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실제 마이클 잭슨의 친조카이기도 한 주연 배우가 아버지와의 PTSD를 다룸에 있어서 감정표현을 매우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개인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였는데, 호는 공포를 애써 감추며 본인의 의지를 드러내고 싶지만, 이도저도 못하여 계속 어릴 적 학대당하면서 훈련 받은 대로 어색한 미소를 짓는 것이 어느 정도 서사에 대한 어필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불호는 마이클의 좀 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연기 연출도 괜찮지 않나 싶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신, 또는 천마로 떠받들던 마이클 잭슨도 집안에서 유년시절의 공포, 그리고 그 공포에 맞서기 위한 행동에 대해 더더욱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줘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영화가 첫 출연작인 배우 '자파 잭슨'의 실력인지 감독의 지시인진 모르지만 표정변화가 다양하진 않습니다.

 

 감독은 여기서 지혜로운 절충안을 내놓습니다. 바로, 누구라도 눈치채기 쉽게 배경 곳곳에 마이클의 심리나 상태에 대한 메타포장치를 심어 놓습니다. 성공한 마이클의 방에서 아버지 잭슨이 허락도 없이 찾아왔을 때 문 사이로 보이는 광대브로드 마이어, 아버지가 끝끝내 욕심을 버리지 않고, 독립한 마이클을 이용해 스폰서 광고를 찍게 하려고 할 때는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초반부, 기계처럼 일하는 채플린의 영화 장면, 작중 마이클이 아버지를 보면서 한 번도 파더라고 하지 않고, ‘죠셉이라고 한 점 등등을 통해서 마이클 잭슨의 처지를 비유해서 보여주는 보조적인 장치는 주연 배우가 설정된 연기를 함에도 이해하기 쉽게 도움을 주는 듯 했습니다.

 

실제로 마이클 잭슨이 채플린을 좋아했지만, 딱 이 장면을 메타포적으로 감독은 인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무대의 공연 퍼포먼스는 주연배우의 신들린 모습으로 정말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특히나, 이전에 음악전기영화로서 크나큰 성공을 이룬 [보헤미안 랩소디]의 오마쥬로 보이는 시작부분 공연장을 향하며 가볍게 제자리 점프하는 마이클 잭슨을 후면으로 잡고, 공연 당시에는 락 밴드의 카메라 워크와 다르게, 춤을 트레킹 하며 따라가는 것들로 오리지널을 채운 느낌입니다. 또한, 활동량이 엄청 많은 것이 특징인 마이클 잭슨의 실제 퍼포먼스 상, 연출 또는 배우의 실수를 가린 답시고 카메라 전환을 단타로 바꾸는 속임수가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러한 부분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마이클 잭슨이 조카에게 강림한 듯한 퍼포먼스를 보여줘 어지럽지도 않게 아주 기분 좋은 시청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순간 이 장면은 영화 [조커]의 '아서 플렉'이 오버랩되긴 했었습니다 ㅋㅋㅋ

 

그렇게 마이클 잭슨은 작중 최후반부에 아버지에게 완전히 독립선언을 하고, 진정한 천마로서 거듭나 강림하여 무대를 보여주고 영화가 끝납니다. 그리고 2부를 예고하는 자막과 함께 영화는 끝이 납니다. 실제 마이클 잭슨의 일화를 알고 있는 사람들로서는 아마 이 2부를 보는데 가장 마음이 아프지 않을까 싶습니다. 법적 다툼으로 방영해서는 안 되는 부분들을 덜어놨다 등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많은데, 정점에 선 사람이 추악한 사람들로 인해 고통받는 2부는 또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되면서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