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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소 맨 레제편] –귀멸의 칼날과는 또 다른 방식의 도파민 폭탄-[영화]/이렇게 해석해 보았다 2025. 10. 8. 00:27
*본 포스팅 특성상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주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v8A7eubPQQ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들의 기세가 어마어마 합니다. [진격의 거인]극장판부터 [귀멸의 칼날]에 이어 이번에 [극장판 체인소 맨-레제편]까지 무려 3연타 입니다. 물론, 이 중에서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성편 제1장]의 인기는 포스팅을 게시하는 날짜에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고 있는 중인데도 불구하고, [체인소 맨]의 저력이 어마어마 합니다. 9월 말, 10월 기준 ‘토호 시네마’ 공식 기준 주말 동원 관객 지표는 [체인소 맨]이 1위, [귀멸의 칼날]이 2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귀멸의 칼날]이 2025년 8월 개봉에 드디어 볼 사람은 대부분 볼 시점이라 기간 내 동원 관객수는 밀릴 수 있다지만, [체인소 맨]이 엄청난 재미를 보장하기 때문에 [귀멸의 칼날]과 경쟁하면서도 엄청난 성적을 낼 수 있던 것 같습니다.

공식 채널 발표로 3주연속 1위를 달성했다는 정보 입니다! [극장판 체인소 맨-레제편](*이하, ‘[레제편]’)은 [귀멸의 칼날]과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면서 [귀멸의 칼날]과는 또 다른 애니메이션 만의 경쟁력으로 티켓 파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작품 다 원작이 있는 작품의 ‘중간 스토리’를 극장 영화화 한 것이며, 오리지널 스토리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둘 다 TV방영 애니메이션의 총집편도 아니고, 개봉일 기준으로 극장에 가지 않으면 내용을 확인 할 수 없는 극장 전용으로 출하된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러므로 스토리는 이미 원작 만화로 알려져 있고, 극장에서 관람하지 않고 기다리면 DVD/블루레이, 또는 OTT로 시청할 수 있기에, 극장내 티켓 수익을 얻을 기댓값은 주로 ‘극장 내에서 얼마나 어트랙션을 즐길 수 있는가’가 흥행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 이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마블을 비판했을 때 처럼 요즘 이런 어트랙션 영화가 아니면 극장은 힘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작사들은 그 점을 확실하게 파고들어 ‘폭발’하는 액션을 보여 줍니다. [레제편]의 키워드를 단 하나로 압축하면 정말 ‘폭발’이라는 키워드가 와닿습니다. 작품 내에서 엄청난 ‘폭발’씬을 보여주고, ‘폭발’적으로 사랑하고,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도파민을 선사합니다. 성우들의 연기도 후반부 ‘폭발’하는 전투씬에 맞게 엄청난 호연이며, 주연 캐릭터 ‘레제’의 작화 또한 ‘폭발’적이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레제말고도 사복 마키마도 사랑입니다 작품의 구성도 매우 섬세하게 짜여져 있는 점이 특징이었습니다. 주인공 ‘덴지’의 인생 목표나 다름없는 미인 상사 ‘마키마’가 대뜸 데이트를 하자면서 영화를 보러 갑니다. 시종일관 영화 보고, 카페에서 간단히 평을 논하고, 또 영화를 보는데, 사회생활, 문화생활 경험이 전무하다 시피하는 덴지에게는 거의 고문이나 다름 없는 시간이었지만, 마지막 ‘제일 어렵고 인기없는 영화’의 클라이막스씬에서 마키마와 같이 눈물을 흘립니다. 극장판의 스토리 바로 이전까지 덴지는 같이 일하던 동료가 죽어도 눈물 한 방울 나지 않아, 본인에겐 마음이 없는 것 아닌가 의심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극장 밖에서 마키마가 굉장히 중의적인 표현으로 덴지에게도 마음이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알려주고 데이트가 끝납니다.

??? : 그거 부정맥이야 부정맥! 그렇게 덴지가 스스로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자마자, 최고미녀 ‘레제’와 우연히 접촉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와 카페에서, 학교에서 시간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는 모습을 영화는 그려냅니다. 덴지에게 있어서 마키마는 아직 이성이라기 보단 ‘성취해야 할 목표로서의 대상’에 가깝고, 레제는 ‘이성과의 진짜 사랑’에 가깝게 묘사됩니다. 특히, 영화의 포인트 중 하나인, 학교씬에서 서로 다 벗고 수영을 가르침 받는 장면은 에로스적인 사랑을 표현하면서도 플라토닉 러브를 실현하고, 이후, 레제가 본인의 신분, 임무, 처한 위기 따위 전부 내버리고 덴지에게 달려가는 아가페적인 사랑까지 이어지게 영화는 매우 매끄럽게 연출합니다.

레제가 어떻게 덴지를 사랑할 수 있었는가는 이 '모이스쳐 덴지' 한 짤로 개연성은 전부 챙긴 것 같습니다. 특히나, 학교를 다닌적도 없고, 수영도 모르는 덴지에게 레제가 수영을 가르치는 장면은 참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물속은 사람이 매우 ‘자유로운’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어려서부터 가족도 잃고, 야쿠자의 명령만 따르며 살던 덴지는 ‘자유’가 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물속에서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질식사’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유를 향유할 수 있는 방법인 ‘수영’을 가르쳐 줍니다. 그것도 서로가 속옷까지 다 벗고, 숨기는 것 없는 상태에서요. 그리고 학교씬 다음에 여름 축제 불꽃놀이 장면에서 레제가 같이 떠나서 ‘자유로워 지자’고 하지만, 아직 목표를 이루지 못한 덴지가 망설이자, 레제는 본색을 드러냅니다. 덴지의 인생 목표는 ‘행복해 지는 것’이며, 자유와 사랑과 목표, 이 세가지의 고민이 작중 중심 소재인 ‘시골쥐와 도시쥐’로 귀결됩니다.

오히려 자유를 누릴 방법을 모르면 그 자유는 숨이 막혀 괴로운 무언가가 될 수 있겠죠. 그 다음 이어지는 대망의 전투씬! 쉴새 없이 몰아치는 전투씬은 가히 [존 윅]시리즈를 방불케 할 만큼 숨가쁘게 휘몰아 칩니다. 거기에 최고 호감캐 상어의 마인 ‘빔’의 활약과 태풍의 악마의 개입으로 점점 전투의 스케일을 키우고, 잠깐 완급조절을 하더라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이 세트 간 간격에 잠깐 쉬는 것 정도의 조절만 하고 바로 레제의 폭발 사운드과 이펙트로 극장을 가득 메웁니다. 오히려 [귀멸의 칼날]극장판이 “조금 싸울라고 하면 회상이 시작되고, 그 회상이 너무 길다”같은 불만은 절대 나올 수 없게 봉쇄한 느낌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프레임 중간에 애니메이션이라서 되는 기법이 잘 녹아져 있습니다. 작화연출은 서로가 다른 방향이지만, 그 방향의 극을 서로 이뤄내 관객들의 도파민 니즈를 충족시킨 것 같습니다. [귀멸의 칼날]같은 경우는 ‘애니메이션으로써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전부 보여주겠다!’의 일념이 보이듯, 휘몰아치는 무한성의 3D구조와 캐릭터간의 전투가 한 프레임 한 프레임 전부 극화체 만화처럼 풀로 묘사되며, 이펙트는 화면 전체를 메꿉니다. 정말 한 편의 디즈니 작품을 보는 것 같은 생동감과 묘사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레제편]은 ‘애니메이션이라서 가능한 연출기법과 생략을 통한 속도감을 극한으로 깎겠다’라는 형태가 보입니다. 비슷한 예로는 [강철의 연금술사]의 전투씬, [나루토], 미야자키 하야오의 [루팡 3세]같은 포지션 입니다. [귀멸의 칼날]과 다르게 동화(動画)에 맞추어 캐릭터를 구기거나 단순화 하고, 컷 프레임을 미묘하게 잘라 붙여 순간이동 하면서 싸우는 것 같으면서도 선은 연결되어있는 시각효과를 보입니다. 두 작품 다 ‘애니메이션’의 장르 기법을 최대한 살리면서 영화관 자체를 하나의 어트랙션 공간으로 만들어 놓고, 관객들의 시각에 정보를 우루루 집어 넣습니다. [귀멸의 칼날]은 흐트러짐 없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대량으로 주입하여 뇌가 부담을 느끼지 않고 어트랙션을 느끼며, [레제편]은 애니메이션이라서 일으킬 수 있는 착각과 생략을 뇌가 쉽게 보정하게 만들면서 또 다른 엔터테인먼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방법처럼 보입니다.

레제편 요약 : 레제는 이쁘다. 진짜 끝내주게 이쁘다. 끝! 이처럼 2025년 기준, 상황이 어렵다고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극장을 책임질 다크호스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들이 새로운 판을 깔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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