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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렇게 해석해 보았다

[슈퍼맨_제임스 건 감독판] –슈퍼맨도 사람이야!-

G.Mario 2025. 8. 10. 01:36

*본 포스팅 특성상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주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k2J7Wqsy0c

 

 전세계 사람들이 작품 자체는 본 적이 없어도 그 IP와 개념 자체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겁니다. 바로 [슈퍼맨]이죠! 대중문화에 있어서 히어로라는 개념을 구체화한 아버지격 IP인 이 슈퍼맨이 이번에 제임스 건 감독의 메가폰에 의해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름도 심플하게 [슈퍼맨]으로 말이죠. 이번 포스팅에선 이전 슈퍼맨 작품들 또는 작중 주인공인 슈퍼맨과의 혼동을 줄이기 위해서 2025년에 개봉한 DC코믹스 슈퍼맨 신작영화를 [건퍼맨]으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빨간팬티가 돌아온 것이 보입니다. 조금 여유로운 사이즈로요.

 

 슈퍼맨은 히어로 중에서도 굉장히 심플 이즈 베스트의 공식을 가졌습니다. 대부분의 현대 대중문화 히어로 개념의 시작점에 위치해 있기도 하지만, 그의 능력은 정말 단순히 강하다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강력 강풍을 일으키는 입바람, 눈에서 나가는 레이져, 놀라울 회복력 등 여러가지 스킬이 있지만서도, 슈퍼맨은 무언가 그러한 스킬들로 지능적인 싸움을 한다기 보다도 그저 단순히 강하다는 이미지가 오랜 세월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전 프랜차이즈 등에서 슈퍼맨의 고유 약점인 크립토 나이트라는 광물만 없으면, 지구의 자전을 되돌려 시간을 거스르거나, 차나 빌딩 등을 너무나도 손쉽게 날려버리는 연출들이 한 몫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진짜 이 때의 연출의 대단함이란!

 

 그리고 매번 이어져 오는 슈퍼맨의 프랜차이즈에서 꼭 지키는 법칙이 있는데, 무려 슈퍼맨은 외계인’, , 크립토인()으로서의 칼 엘인가, 지구인으로서의 클라크 켄트인가에 대해서 늘 주제를 던집니다. 엄밀히 따지면 고향을 잃고 셀 수 없는 광년 거리의 지구라는 행성으로 온 이민자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나 크립토 행성에 대한 기억은 없고, 지구에서의 추억이 전부인 그에게 있어서 현대 이민자 사회를 비추는 시사점이 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그간의 알파남 이미지보단 '너드남' 이미지를 강조한 것도 재밌었습니다.

 

 여기서 [건퍼맨]은 특이하게도 역대 프랜차이즈들이 크게 집중하지 않았던 지구인으로서의 칼 엘에 대해서 많은 러닝 타임을 할애 합니다. 여태까지 지구인 클라크 켄트’, 또는 크립토인 칼 엘에 대한 조명은 많았지만, 지구에 살아가는 외계 이민자 칼 엘의 정체성에 대해서 묻는 점이 참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연출은 대놓고 시작부터 나오죠. 바로 패배하는 슈퍼맨이라는 충격적인 장면 부터 스타트를 끊는 비범함을 보여줍니다. 그리고나서 기존의 프랜차이즈 들은 클라크 켄트가 본인의 정체성을 알고 찾아내는 남극의 비밀기지를 그 어떤 설명도 없이 바로 보여주죠. 그러면서 작중의 볼리비아내전에 대해 고군분투 하는 지구의 칼 엘로서의 느낌을 팍팍 줍니다.

 

어쩌면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이러고 있는 거일지도...?

 

 그리고 곧바로 슈퍼맨 프랜차이즈의 영원한 아치 에너미, ‘렉스 루터일당과의 격투가 벌어집니다. 근데 아까 제가 위에서 뭐라고 이야기 했죠? 슈퍼맨은 심플하게 강하다라고 했지 않았습니까? 아니 그런데 이 [건퍼맨]의 슈퍼맨은 그냥 심플하게 약하다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아이언 맨 같은 특수 슈트를 입은 작중 울트라맨이라 불리는 악당이 렉스 루터의 명령을 들어가며 너무나도 손 쉽게 슈퍼맨을 이겨버리고, 슈퍼맨은 시작부터 2패를 적립합니다.

 

또한 니콜라스 홀트의 렉스 루터 연기도 과연 역대급이라 부를만 했습니다!

 

 역대 공식 슈퍼맨 시네마 프랜차이즈들 중에서 슈퍼맨을 이렇게 함부로(?)라고 보일 정도로 다룬 비범한 작품은 진짜 처음 본 것 같습니다. 보통은 슈퍼맨의 강함을 어필하면서, 빌런이 슈퍼맨의 강함의 헛점을 노리거나 역설을 통해서 슈퍼맨에게 시련을 주는 장면은 봤어도, 그냥 너무나도 심플하게 슈퍼맨이 싸움에서 지고,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너무나도 신선한 경험이자, 아직 러닝 타임이 한 참 남았는데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대체, 슈퍼맨이 얘네 어떻게 이긴다는 거지?’ 하고요.

 

왜인지 우리가 아는 슈퍼맨은 이런 괴수를 '따위'로 만들 것 같지만, 꽤나 고전합니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대형 괴수가 나타났을 때도, 괴수의 발에 밟혀 제대로 들어올리지 못하는, 힘의 한계가 명확히 보였고, 후반부 무너지는 빌딩을 견뎌낼 때도 어느 정도 힘을 쓰다가 바닥에 힘겹게 내려놓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아니, 이런 실력으로 지구 자전을 거꾸로 돌릴 수나 있을까?! 싶지만, [건퍼맨]은 그럴 줄 알고 재미난 캐릭터들을 등장시킵니다. 바로, ‘저스티스 갱’ 3인방이죠. 이들도 슈퍼맨 만큼은 아니지만 초인이며, 각자의 개성이 두드러집니다. 심플하게 강한 슈퍼맨과도 대비되죠. 심지어, 바로 이전 프랜차이즈인 저스티스 리그에서 잘못 쓰면 재앙 그 자체가 되는, 핵병기나 다름 없게 묘사되는 슈퍼맨과 친구들과 달리, [건퍼맨]에서는 초인들 모두가 힘을 합치면 슈퍼맨 정도 어찌어찌 비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게 설계했습니다.

 

슈퍼맨이 일시 파업하고 저스티스 갱이 뒤의 괴생명체와 분주히 싸우는 장면이 단순 개그장면이 아니라 복선급 시사점이었음은 신박했습니다!

 

 본래부터 제임스 건 감독은 이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에서 부터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이르기까지, 개개인은 그렇게까지 강하지는 않지만, 서로 개성이 강한 멤버들끼리 팀이 되어 뭉치면 그 어떤 강력한 적이나 시련도 뛰어 넘을 수 있는 연출을 굉장히 센스있게 묘사하는 걸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그러한 냄새가 이번 [건퍼맨]에서도 굉장히 잘 드러났습니다. 작중에서 놀란 감독의[다크 나이트]를 연상시키는 이지선다 딜레마를 건네주고, 슈퍼맨이 무조건 한 곳을 희생시켜야 하는 시련을 줍니다. [다크 나이트]에서의 배트맨이 이를 악물고 결국 자신의 여자친구를 희생시키는 반면, [건퍼맨]의 슈퍼맨은 대놓고 대사로 이야기 합니다.

동료를 불렀거든!”
 
그리고 멋지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진짜 의외로 잘 싸워서 놀란 조연 초인들

 

 빌런도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재능과 재력을 모두 갖춘 렉스 루터는 현대 사회에서 계속 문제시 되고 있는 선동거짓 뉴스등을 통해서 슈퍼맨을 공격하는 묘사가 나옵니다. 단순히 울트라맨을 잘 이용해서 슈퍼맨을 공략하는 것이 아닌, ‘지구인 클라크 켄트를 부정함으로써 슈퍼맨의 동기(Motivation)를 앗아갑니다. 그는 그렇게 크립토인 칼 엘을 부정하고 싶어 하지만, 그의 친부모의 편지나 능력 등을 보며 부정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자가당착에 빠집니다. 그러나 그를 키워준 지구의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지구인으로서의 슈퍼맨, 크립토인으로서의 슈퍼맨임을 받아드리고, 말 그대로 지구인 칼 엘과도 같은 결단을 내리며,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문제를 해결합니다. 대놓고 렉스 루터를 붙잡고 소리치죠. “나는 지구인이라고!”

 

루터 팀이 꼭 대전격투 게임 하듯 울트라맨을 조종하며 슈퍼맨을 공략하는 부분은 감독의 전작 [가오갤2]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제임스 건 감독은 본인의 색채대로 그간의 슈퍼맨의 프랜차이즈를 굉장히 신선하게, 그러나 설득력있게 풀어나간 점은 매우 흥미롭고, 이후 이어질 이야기가 기대가 됩니다. 물론, 그만큼 슈퍼맨 원맨쇼로 느낄 스펙타클함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지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그래도 이제 혼자서 다 해먹는 슈퍼맨이 아닌, 그 또한 재밌는 개성을 가지고, 여러 동료들과 어떤 재미난 시너지를 보여줄지 기대감을 주는 것은 단점의 보완으로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