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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젤다의 전설 야숨&왕눈의 신박한 악기 연출
    [게임]/이렇게 해석해 보았다 2023. 10. 15. 23:39

     *본 포스팅 특성상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주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갓-겜

     (이번 포스팅은 기존 포스팅과 다르게 유튜브 동영상의 OST와 함께 시청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부분 포스팅에서 설명하는 부분에서 재생되도록 설정을 했으니, 설명 부분만 듣고 OST를 정지하셔도 됩니다.)

     

     닌텐도 스위치가 널리 대중화가 될 수 있게 만든 일등공신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 그리고 그 후속작인

    [젤다의 전설-왕국의 눈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젤다의 전설 야숨과 왕눈은 오픈월드 게임의 교과서를 뛰어넘는 게임성 덕분에 전 세계에서 어마어마한 호평이 잇따르고 있죠. 그 중에서 알게 모르게 플레이어의 무의식에 관여해서 더욱 그 게임에 빠져들게 하는 요소가 여럿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은 순식간에 빠져드는 야숨과 왕눈의 OST에 있는데, 여러 유튜버 분들이 미파의 테마곡 멜로디나 시자기 마을의 구성원 추가 시 브금 변화 등에 대한 훌륭한 분석을 이야기 해주셨는데요, 저는 특히 야숨과 왕눈의 브금에서 사용된 악기들에 특이점을 발견해서 설명해 드릴까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Y4WjuVTdvY&ab_channel=VideoGamesMusic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메인 테마

     먼저 야숨과 왕눈을 플레이 해 보신 유저분들은 느끼셨겠지만, 두 작품의 주된 흐름을 이끌어가는 악기가 ‘피아노’ 라는 점을 알게 되실 것 같습니다. 먼저 야숨의 전설적인 스타트 브금에서 나오는 인트로 부터가 이렇게 피아노로 시작이 되죠.

    그리고 야숨에서 거의 대부분의 브금 안에는 피아노가 연주되어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hXoJKoUuXE&list=PLh4Eme5gACZEAazTK1vSZn3DCYJLQ4YHH&index=5&ab_channel=PeachesLamb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말 타고 이동시 테마

     

    지금 듣고 계시는 말 타고 달릴 때의 브금

     

    https://youtu.be/EUbS2LLmdX8?list=PLh4Eme5gACZEAazTK1vSZn3DCYJLQ4YHH&t=163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리토 마을 밤 테마 (부분)

    어떤 마을에서든 밤이 되면 나오는 피아

     

    https://youtu.be/yFYEzs6Gvsg?t=45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하이랄 성 테마 (부분)

    그리고 하이랄 성 브금에도요

     

     그나마 예외가 있다면 신수 바・메도에 진입할 때 나오는 브금이 있고, 또 다른 예외로는 링크나 젤다 보다 오리지널성이 강한 캐릭터와 상황일 때의 브금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이제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이 피아노라는 악기가 작중 상황에 따라 연주법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본래 OSTBGM등은 작품의 분위기 연출을 위한 중요한 장치임이 틀림 없습니다만, 캐릭터의 상황 연출 또한 대입해서 보여주는 장치로도 쓰이는 겁니다. 쉽게 설명드리자면, 본작의 브금에서 링크는 피아노를 치는 연주자의 오른손, 젤다는 왼손에 대비됩니다.

     

    링크는 직접 움직여서 악을 멸하고, 젤다는 서폿을 합니다. 근데 초록옷이 없는데 누가 젤다죠?

     

     실제로 대부분의 브금에서 젤다와 크게 연관이 없거나 / 링크가 단독적으로 움직이거나 / 마을 안에서의 밤 같이 혼자있는 경우 등에서는 오른손 부분만 연주가 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말 타고 이동하는 브금 자체는 기존 시리즈의 젤다 테마이기에 왼손이 같이 움직이죠. 가디언의 경우에는 또 젤다가 연구에 깊이 관여한 기술이기에 왼손 연주가 강렬하게도 나옵니다. 또한, 네 신수의 탐험섹션 브금에서는 살짝 공포 분위기도 나게 피아노의 저음부를 연주하거나 !” 치면서 멜로디를 이어가는 부분이 들리는데, 이것은 젤다의 영혼이 필사의 힘으로 커스 가논을 억누르고 있고, 링크가 그 안에서 해결하고 있다는 부분을 암시하는 연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xshKXFqqlg&list=PLh4Eme5gACZEAazTK1vSZn3DCYJLQ4YHH&index=77&ab_channel=PeachesLamb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바 나보리스 내부 테마 (부분) / 윗 문단 설명의 예시

     참 재미있는 것은 이와 대비되는 같은 건반악기인 오르간이 있는데요, 오르간은 바로 가논 본체의 테마 악기입니다. 피아노와 거의 성질이 비슷한 악기이지만, 그 크기는 어마어마하고, 무거워도 이동이 어느정도 가능한 피아노와 다르게 한 건물에 붙박혀서 요지부동 하는 오르간은 비슷하면서도 다르죠. 그래서 작중 오르간은 분신인 커스 가논전에서는 연주되지 않지만, 오로지 가논의 본체, 마수 가논이 잠들어 있는 하이랄 성 테마와 최종전투인 마수 가논 전 테마에서 다시 오르간이 사용됩니다. 하이랄 성 안에서부터 오르간의 연주를 피아노가 치고 들어오는 부분 또한, 오로지 링크와 젤다만이 무찌를 수 있는 가논이기에 그 품으로 직접 들어간다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죠.

     

    https://youtu.be/yFYEzs6Gvsg?t=74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하이랄 성 테마 (부분) / 오르간 사운드의 예시

     

    거기에 최종전투 중에선 마수 가논의 에네르기파를 피하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녀야 하는 캐릭터를 상징하 듯 미친듯이 요동치는 피아노 소리와 함께. 중간에 오르간이 연주되는 파트가 있습니다. 처음에 나오는 오르간 소리는 음이 아래로 내려가지만,

     

    https://youtu.be/_GZ27lgqmQM?list=PLh4Eme5gACZEAazTK1vSZn3DCYJLQ4YHH&t=76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마수 가논전 테마(부분) / 음이 내려가는 오르간 사운드의 예시

     

     

    보스전을 진행하면서 마지막 한타 직전에는 반드시 음이 위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곧바로 마수 가논의 헤드샷을 목표로 화살을 쏴야 클리어가 된다는 점에서 악기의 상징성과 멜로디의 연출이 보이는 부분이죠.

     

    https://youtu.be/Ahij0PMDFak?t=185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마수 가논전 테마(부분) / 음이 올라가는 오르간 사운드의 예시

     

    왕눈에 넘어와서도 피아노는 메인 브금 악기로써 위용을 떨치지만, 피아노보다 더 존재감을 드러내는 악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중국의 대중악기 얼후(二胡)입니다. 당장에 메인 OST부터 야숨 때와는 다르게 피아노 보다도 초반부터 얼후가 강렬하게 나오는 부분을 들어보면 확 느껴지죠!

     

    https://youtu.be/A3WOploXoOY?list=PL2XjmdkuVL-3Yybg24FG_aBdLjBE4Quru&t=12 

    젤다의 전설 - 왕국의 눈물 - 메인 테마

     

     본래 악기 얼후는 젤다의 스카이워드 소드와 전작인 야숨에서부터 용들의 테마로 쓰이긴 했습니다. 예외가 있다면 겔드의 족장인 우르보사나 루쥬, 관련 신전테마에서도 얼후가 사용됩니다. 그런데 이거는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자연물인 번개를 다루는 테마이므로 전자악기가 아닌 아날로그 악기로 전기의 느낌을 내야하는 고민을 가지게 되었고 그 대처방안으로 전자악기 트라우토니움이나 옹드 마르트노 같은 전자악기 소리를 아날로그 악기 중에서 가장 비슷한 컨셉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얼후가 채택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제 뇌피셜이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https://youtu.be/v0aflcF0-ys?t=11 

    악기 옹드 마르트노의 예시

    https://youtu.be/Y3uQ0pYMQjY?t=49 

    악기 트라우토니움의 예시

     

    여튼, 이 얼후가 용들의 테마로 쓰이는 이유는 일단 젤다에서 나오는 몬스터가 아닌 NPC형태의 용들이 대부분 동양식 용의 모습을 한 것도 있고, 얼후가 주로 뱀가죽으로 제작하는 악기이다 보니 이런 부분도 통할 수 있다는 점이 재밌습니다.

     

    ??? : 헤에~? 아따시??

     

    거기에 왕눈에서는 당연하지만 젤다도 용이되고, 가논도 용이 되는 작품이기에 메인 OST에서부터 스토리에 대한 복선 연출로도 사용되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다만, 여기에서 얼후라는 악기 자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면 더욱 재미난 해석이 가능합니다. 먼저, 얼후라는 이름에 걸맞게 2개의 현을 가지고 연주하는 악기이고, 현을 조여서 음을 조절하는 금축 부분이 다른 현악기들과는 다르게 위 아래 동일한 방향으로 한 쌍이 붙어있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는 왕눈의 중심 스토리와도 연관이 깊은데, 프롤로그에서부터 젤다는 만년전의 과거로 튕기고, 젤다가 움직인 과거의 인과율로 인해 새로운 미래가 빚어집니다. 그 미래를 링크가 탐험하게 되면서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과거와 미래라는 시간축의 사건을 동시에 해결해 나가는 모습에 대해 비유가 가능합니다. 시간 축이 떨어져 있듯 평행하게 뻗은 두 줄의 현과, 같은 방향을 향하는 한 쌍의 금축. 그리고 그 두 캐릭터가 동시에 움직이며 풀어나가는, , 연주되는 것이 왕눈의 얼후 인 것이죠.

     

    (위/얼후 예시)얼후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형태도 게임 스토리텔링에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대망의 왕눈 결말부! 젤다가 용의 모습에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땅으로 떨어지는 장면! 여기서 왕눈의 메인테마가 수미상관 구조로 다시 재생되는데요, 오프닝에서 연주되었던 얼후의 소리 대신 피아노가 연주됩니다. 떨어지는 젤다를 잡으러 위에서부터 아래로 온 힘을 다해 하강하는 링크의 모습이 피아노로 표현되는 듯하며, 그 유명한 캐릭터 젤다의 테마곡이 도중에 메쉬업 되는! 정말, 덕후들 훅 가게 만드는 음악연출이 아닐 수 없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NNG9udQE0U&ab_channel=Vivi%27sRadioBackupChannel~RareVGM 

    젤다의 전설 - 왕국의 눈물 - Final Fall 테마 / 악기 얼후가 더이상 연주되지 않고 그 자리를 피아노가 대신한다.

     

    야숨과 왕눈의 악기연출 분석, 어떠셨나요? 단순히 작품의 분위기만을 리드하는 브금의 연출에서 악기에 캐릭터의 상징성을 담아 연출하는 부분이 진짜 무엇 하나 뺄 수 없는 갓겜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야숨과 왕눈의 브금 연출 대부분은 아마도 우리들에겐 [죽음의 무도]로 잘 알려진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와 흡사한 연출기법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각 상황에 맞는 악기를 픽하고, 또 그 악기에 상징성 짙은 연출까지 넣는 점을 보면, 갓겜은 쉽게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분량상 설명드리지 못한 오지는 연출들이 있습니다만, 댓글을 통해 또 다른 사례나 의견을 남겨주시면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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