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 특성상 작품의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주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9E0S0r_Elg
드디어 전세계를 강타한 메가콘텐츠, [오징어 게임]의 그 피날레가 끝나고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외신을 포함, 평가가 매우 복합적으로 드러나고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고, 실상을 보면 왜 복잡한 평가가 나올법 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업로드 시기와 주제 특성상 매우 강력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꼭 작품을 시청하고 본 포스팅을 감상해주시길 다시 한 번 공지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이번 [오징어 게임3]는 [오징어 게임2]의 내러티브를 반복합니다. 텁텁한 맛과 복선, 그리고 또 후속작을 암시하는 연출과 여러가지의 이야기들이 제대로 해결되지도 않으면서 중구난방 진행되는 것. 그런데 거기서 1편보다 더한 오류를 저지르는 것이, 파이널 게임까지 왔는데도 불구하고, ‘개성있는 캐릭터’가 없고, ‘악으로 똘똘뭉친 무언가’만 남았다 보니, 캐릭터 구성에 실패한 것 같은 인상도 크게 줍니다.

이야기는 시즌2서부터 탈북민 병정과 같은 유원지에서 알바를 했던 참가자, 프론트맨의 동생인 황준호 형사의 대항해시대, 그리고 주인공 성기훈의 게임판 이야기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고 진행이 됩니다. 저는 이것이 시즌3에서 영화 [덩케르크]처럼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옴니버스처럼 움직이던 이야기들이 최종적으로는 빌드 업에 의해 한 곳에 뭉쳐 커다란 폭탄처럼 극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연출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허나, 정말 서로 섞이지 않아, 이야기 하나를 통째로 드러내도 극의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느껴집니다. 오히려, 오징어 게임 외전을 만들려고 억지로 서사를 집어 넣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물론, 마지막에 가서 한 점에 뭉치긴 합니다만, 정말 유기적으로 자연스럽게 뭉치는 것이 아닌, 진짜 마지막화니까 어거지로 우겨넣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황형사는 배신자 선장에게 탈출하는데 까지 너무 오래 걸렸고, 그러다가 우연히 탈북민 병정이 탈출시킨 참가자를 구해냅니다. 그리고 나서 참가자의 이야기는 극의 큰 흐름에 그 어떤 영향도 주지 않습니다. 황형사는 그 길로 혼자서 겨우 프론트맨을 찾아내지만, 이미 게임은 끝난 뒤었고, 그 어떤 반전도 주지 못한 채 극이 끝나버립니다. 탈북민 병정이 기록을 지우기 위해 프론트맨의 방을 습격한 것, 또는 황형사가 좀 더 일찍 침투에 성공해 탈북민 병정과 다투고, 그 끝에 타협하여 마지막 게임을 정지 시키는데 성공시킨다던지, 그 어떤 연계도 없이 시시하게 끝납니다. 이 점이 일단 복합적인 평가가 나오게 된 주원인 중 하나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다른 캐릭터성이 매우 심각할 정도로 무너졌습니다. 이런 지옥도에서 제일 모순적인 존재인 222번의 ‘아기’를 탄생시키고, 그 아기로 인해 안 죽어도 되는 캐릭터가 죽고, 아주 심각한 파란이 일어, 파이널 게임의 핵심주체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세상 통념상 아기, 그것도 신생아를 출연시켰다는 것은 ‘이 아기는 절대 죽지 않는다’라는 암묵적인 룰을 떠올려 큰 반전의 기대를 상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당연하지만, 작중에서 아기가 어른들의 욕심에 의해 무참히 죽는 장면을 묘사해 버리면, [오징어 게임3]은 방영 시작도 전에 엄청난 몰매를 맞으며 사라졌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제작진은 그것을 알면서 아기를 넣은 의도에 대한 저만의 해석은 아래에 풀겠습니다만, 이로 인해 종잡을 수 없이 캐릭터성이 괴상하게 변한 생물학적 아빠 333번과 오히려 캐릭터성이 집단으로 너무 굳어져 깊은 인상을 상대적으로 주지 못한 100번 일파들, 대사가 너무나도 날라가 보기 안쓰러운 주인공 성기훈 등은 너무나도 급하게 촬영을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캐릭터성이 중구난방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조금 더 세밀한 스토리텔링 빌드 업과 연출이 가미 될 부분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아쉬운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에서 시사하는 부분은 어느정도 공감이 가고, 제작진이 노력은 했다라는 부분이 보입니다. 먼저, 아기의 탄생에 대해 VIP들이 “예수의 부활”이라는 키워드를 꺼냅니다. 이전에 평론가 이동식 씨가 오징어 게임의 게임 방식이 6일동안 6개의 게임으로 사람 한 명만 남기는 연출을 통해, 기독교 신앙의 천지창조의 리버스 개념이라고 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감독은 그 말을 듣고 그것을 좋은 해석이지만 생각하진 못했었다, 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요, 비슷하게 감독과 제작진이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 같지만, 아기의 등장도 기독교 신약성경의 ‘예수 탄생과 일대기’에 대입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죽음과 죄만이 가득한 지옥도(地獄島)에서 최초로 죄없는 생명이 태어났습니다. 이 섬에 모인 자들은 하나같이 죄와 욕망과 악으로 가득한 자들인데, 유일하게 죄와 욕망과 악이 없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생물학적 친부는 있을 지언정, 그 아버지란 존재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묘사가 됩니다. 아기 예수가 허름한 마굿간에서 태어났듯, 이 아기도 세트장의 허름한 컨테이너에서 아빠 없이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악을 없애려고 발버둥치고, 본인이 구세주가 되려고 했지만 실패한 성기훈이 끝까지 아기를 지키고, 자신을 희생해, 아기에게 456억을 안겨주는 것은 동방박사들의 선물이나 세례 요한과의 만남 등을 시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게 이 아기가 추후 시리즈가 제작된다면, 진정으로 오징어 게임의 종지부를 찍는 인물로 각성하여 자라지 않을까 추측되고, 작중, 숨바꼭질에서 남규라는 캐릭터가 “사람이 죽을 때 인형처럼 안광이 사라진다”라고 대사를 남깁니다. 허나, 떨어져서 죽은 성기훈의 눈동자는 그 빛을 잃지 않고, 게임장의 흔적을 지우려 폭발하는 장면들이 생생히 비춰짐으로, 성기훈의 이 악을 끊겠다는 의지는 죽지 않고 살아남아 이어진다, 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 같았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 모든 것이 ‘마지막 게임’이라고 주구장창 선전해 놓고, 쿠키 영상에 미국판 딱지맨으로 갈라드리엘 여사를 비춰주며, 오징어 게임은 계속된다라는 식의 묘사와, 황준호 형사의 자택에 배달된 아기와 456억 등, 대놓고 후속작을 염두에 둔 연출 등은 매우 작품의 좋은 면도 갉아먹는 부분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엔 시즌3로 매듭을 짓지 못하고, 또 차기작에서 무슨 이야기를 보면서 기존의 이야기와 짜맞춰야 할지 인내심 테스트를 받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중요 캐릭터들의 낭비와 기껏 살린 캐릭터들의 몰개성 및 캐릭터 스토리텔링의 견고하지 못함 등으로 봤을 때, 제작진에게 좀 더 시간이나 모니터링할 여지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럼에도 위와 같은 시사점을 주는 연출 등, 그 감각들은 살아있는 것 같아, 제발 후속작이 나온다면 압도적인 긍정평가를 받는 것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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