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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기병방위권] – 통 속에 데카르트의 악마랑 재밌는 것 잔뜩 넣은
    [게임]/게임속 철학, 이렇게 이야기 해 보았다 2024. 7. 18. 08:27

    *본 포스팅 특성상 작품의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주의해 주시 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4rCzA8fS84&t=18s&ab_channel=LEMMiNO

     

     

     현시대 철학의 거장인 미국의 힐러리 퍼트넘 교수가 좌표평면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 르네 데카르트의 데카르트의 악마와 비슷한 이론을 꺼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이야기할 주제인 통 속의 뇌입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숨을 쉬면서 가족이나 친구, 동료, 선후배 등과 이야기하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보려고 전원을 키거나, 배가 고프니 밥을 먹는 행위 등, 이 모든 것이 다 시뮬레이션일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실제의 여러분은 어느 실험장에서 세포가 죽지 않는 영양분이 가득한 통 속에 여러분의 뇌만 담겨져 있고, 거기에 실험 장치를 달아, 시뮬레이션이 뇌 속에서 재생되고, 그 시뮬레이션 화면이 VR체험처럼 지금 우리의 모습과 행동이 된다는 것이지요. , 배가 고파서 밥을 먹어야겠다, 스마트폰을 켜서 인터넷을 봐야겠다, 하고 생각하는 것, 밥상을 차리고, 스마트폰을 켜는 행위 모두 고도의 프로그래밍 대로 예정된 대로 움직인다는 이야기 입니다.

     

    대략 이런 느낌

     

     데카르트의 악마도 거의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얼음을 만지고 차갑다고 느끼고, 불에 가까이 가면 뜨겁다고 느끼고, 이것이 진짜이고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꿈을 꾸다보면, 차가운 불이나 뜨거운 얼음 같은 환상을 접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만약에 사람의 감각을 왜곡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악마가 여러분을 조종한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지금 우리가 느꼈던 감각들은 모두 진실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몸을 구성하는 뼈와 피, 신경, 근육, 피부 등이 전부 거짓이라면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지금 사유, 즉 생각하고 있는 나 자신의 존재만이 남습니다. 모든 것이 거짓이라도 내가 내 존재를 스스로 부인할 수 없고, 이 생각하는 것 자체를 거짓으로 두면 모순이 일어나기 때문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바로 여기서 그 유명한 문장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입니다. 모든 것이 거짓일지라도, 사유하는 것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뜻으로 간단히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데카르트는 그 시절 부터 컴퓨터는 없었어도 감각차단 장르를 창시한 건가?!(아니다)

     

     당연하지만, 데카르트 시절에는 컴퓨터가 없었기 때문에, 그 논리를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통 속의 뇌 이론이며, 인식론에 있어서 교과서급의 내용이 되기도 합니다. 힐러리 퍼트넘 교수는 그렇다면 우리가 통 속의 뇌임을 인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그것 또한 통 속의 뇌를 관리하는 자들이 시뮬레이션 세상의 우리가 ! 우리가 통 속의 뇌일지도 몰라!’라고 생각하게 하는 전기신호를 쏠 뿐이다. 이 또한 의도된 바이며, 어떠한 방법으로든 진실을 알 수는 없다.”라고도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통속의 뇌 이론을 통해서 수많은 창작물 및 연출이 쓰이기도 했죠.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뭐니뭐니 해도 [매트릭스]시리즈를 꼽을 수 있으며, 제이크 질헬란 주연의 [소스 코드], [팝 팀 에픽]1기의 1화도 이 이론을 토대로 개그 아닌 개그를 연출했죠.

     

    성우에 의한 존재론을 보여준 애니

     

     많은 창작물들 가운데서 이번에 포스팅 작품인 아틀라스와 바닐라웨어의 게임 [13기병방위권][매트릭스]이후로 정말 극한까지 본 소재를 활용한 작품으로 선정하고 싶습니다. 솔직히 스토리텔링 기법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연구를 돌입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어마어마한 작품이라 감히 칭할 수 있겠습니다. 방대하게 펼쳐지는 설정과 미스테리 등이 마지막에 수 없이 몰아치는 개연성과 함께 통 속의 뇌 이론으로 치닫는 본 작품은 정말 긍정적인 의미로써 뒷통수가 얼얼한 후유증이 진짜 오래 갑니다.

     

    인생 갓겜 작품 중 갱신 될 여지가 희박한 Top3 중 하나 입니다.

     

     단순히 통 속의 뇌라는 소재를 써먹기 이전에 PV영상에서 보면 알겠지만, 거대한 로봇인 기병에 탑승해서 싸우는 SF장르이기에 여기에 SF팬이라면 하나하나 찾는 재미가 쏠쏠한 패러디와 오마쥬가 넘쳐납니다. 단순 열거만 해도 [터미네이터], [], [매트릭스], [맨 인 블랙], [극장판 마크로스-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고질라], [에반게리온], [코드기어스], [A.I], [아일랜드], [에일리언], [슈퍼로봇대전], [메탈기어 솔리드], [공각기동대], [AKIRA] 등 명작 소리 듣는 SF작품 아무거나 끌고 와도 [13기병방위권]안에 아주 높은 확률로 패러디 또는 오마쥬 형태로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패러디와 오마쥬들을 무작정 엮는 것이 아닌, 때에 따른 개연성을 최대한 살리며, 왜 이러한 설정이 들어갔는지에 대한 최대한의 납득을 줍니다. 물론, 사람이 만든 작품이기에 플레이어에 따라 어떤 부분은 조금 억지스러운 면모도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제작사인 바닐라 웨어가 본 작품을 통해 어마어마한 매출을 달성했다는 것은 이 작품이 대중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전투는 조금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슈로대 같은 개념이 아니라 도식화 된 워 게임 시뮬레이션 방식.

     

     다만, 이 작품의 특이점 중 하나는, 보통은 통 속의 뇌의 소재는 모든 것이 다 예견된 대로 움직인다라는 방향성을 가진 작품이 많으나, [13기병방위권]의 경우에는 각 주인공 캐릭터들의 자유의지 존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자유의지를 존중하는 것은 아니고, ‘최선의 결과값을 도출하기 위해 시스템이 몇 번이고 재부팅을 하는...경우가 있지만, 그럼에도 이 통 속의 뇌에서 나와 신시대를 맞이할 주인공들에게 가장 최고의 교육을 시키기 위해 본 통 속의 뇌 기법이 사용되었다는 것은 의외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스토리 전개로는 영화 [소스 코드]를 꼽을 수 있는데요, 이미 육신을 잃고, 기적적으로 뇌와 신경계는 유지 가능한 주인공이 열차 테러를 막기 위해 통 속의 뇌의 시뮬레이션으로 몇 번이고 도전해서 테러를 막는 다는 이야기가 있죠. 허나, [소스 코드]는 주인공의 안식을 위해 계속 시뮬레이션 속에서 살게 되는 엔딩이고, [13기병방위권]은 새로운 장소, 새로운 시대에서 이 주인공들이 구세대 인류들이 저지른 과오를 다시는 저지르지 않게 하기 위한 일종의 교육 시뮬레이션 시스템으로 작용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심지어, 통 속의 뇌 상태가 되기 전, 구인류 시절의 기억과 경험 또한 계승 되어서 통 속의 뇌에게도 영향을 주고 받는 다는 설정은 개연성을 챙기기도 수월했던 점이라 봅니다.

     

    빼놓을 수 없는 개발사 취향이 잔뜩 묻어나는 먹방씬. 솔직히 이 겜 때문에 야키소바 빵 잔뜩 먹었습니다.

     

     이렇듯, 통 속의 뇌 이론은 진짜 그러할 지 아닐지, 그렇다면 우리들의 자유의지는 실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정답은 힐러리 퍼트넘 교수의 말처럼 영원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내로라 하는 학자들이 이 이론에 대한 연구를 지금도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어찌 되었든 잘 살리면 정말로 재밌는 소재임은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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