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무협 이세계로 가지 않는다에 대한 가설 – 서론
한국 웹툰계의 순위권에는 거의 4대장급의 장르가 있습니다. 학원물, 배틀물, 로판물, 그리고 무협물 입니다. 여기서 유동적으로 이세계나 타임리프, 판타지, SF등과 같이 맞물려, 판타지 학원물, 이세계 배틀물 등등이 나오고, 이제는 무협의 세계로도 이세계 전생을 합니다.
무협장르는 말 그대로 ‘무(武)’와 ‘협(侠)’을 주제로, 주로 중세 동양의 세계관을 중심으로 활약을 하는 장르입니다. 강한 힘을 가진자가 정의를 행하며, 힘을 잘못된 방향으로 쓰는 사파나 마교, 악인, 괴수 등을 처치하며 약자와 나라를 구하는 것이 기본 골조입니다. 물론, 요즘은 그 무협도 거의 포화상태가 되어, 마교의 우두머리인 ‘천마’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은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고, 현실세계나 우주세계에 천마가 환생하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현실세계의 사람이 무협의 세계로 전생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작품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이세계 장르는 보통 중근세 서양 판타지 세계로 가는 것이 기본이라는 인식이 있죠. 액션&매직 판타지 계통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과포화 상태고, 블랙기업 다니던 직장의 아저씨가 로맨스 판타지 세계관의 영애가 되거나, 로판물 미연시 게임의 악역으로 가기도 하고, 고등학생 일본 총리와 그 친구들이 이세계에 가서 깽판을 치는 것은 중성마녀의 대사를 빌려서 ‘이젠 질릴 때’도 되었습니다.
이세계물에 대해 우리는 이름하여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양산형 이세계물’ 때문에 선입견을 가지기도 하지만, 의외로 이세계물 또는 전생물은 굉장히 역사가 깊습니다.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구운몽]은 지금 보면 전생물 라노벨급의 서사와 비슷하고, [반지의 제왕]과 쌍벽을 이루고 있는 [나니아 연대기]도 대표적인 이세계 장르입니다. 그래서인지, 이세계하면 서양 판타지 세계관을 떠올리는 것도 문제는 아니죠.
그런데 여기서 보면, 신기하게도 일본에서는 이세계 전생을 할 때, ‘무협’의 세계관으로 전생해서 넘어간 작품을 보기가 힘듭니다. 무협이 그렇다고 해서 아예 인기가 없는 나라도 아니고, 소수지만 팬층도 있습니다. 80~90년대에는 홍콩영화 붐이 일기도 했었구요. 그럼에도 무협 자체가 메이저 장르가 아니며, 한국에서는 이세계를 가도 무협 세계에 가는데, 일본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나마라고 하면 과거의 일본 정도를 갑니다.
그렇다면 왜 일본에서는 무협으로 이세계를 가지 않을까요? 이 부분은 솔직히 매우 복잡하고, 생각할 점이 많습니다. 또한, 이유가 딱 하나로 떨어지지 않는 부분이고, 연구를 한다고 해도 거의 연구소 급을 하나 차려서 연구를 진행하거나, 장기간의 추적조사 등을 통해서 알아 낼 수 있는 부분들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비단 이 소재 뿐만 아니라 이런 비슷한류의 연구는 비슷한 규모를 가지고 있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포스팅은 어디까지나 역사적인 배경이나 사회 배경들을 토대로 이러이러 해서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라는 가설의 이야기 입니다. 검증까지는 추후 힘이 닿는대로 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크게 이번 이야기는 분할로 해서 이러한 가설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을 소개하고,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무협물의 장르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고, 이세계를 가더라도 한국은 무협세계로도 가지만, 일본은 무협세계로 거의 가지 않는 이유를 같이 논해보고 싶습니다!